선발 투수 복귀를 꿈꾸는 박찬호(35)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008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니폼을 입는다.
박찬호는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년간 250만달러(최대 50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선발 투수로 뛰었을 때 11경기째부터 27번째 경기까지 보너스가 붙고 170이닝을 넘긴 뒤부터 다시 옵션에 정한 금액을 받는 계약이다. 구원 투수로 뛸 경우 옵션을 다 채우면 최대 300만달러 정도를 받게 된다.
1994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한 박찬호는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를 거쳐 올해 50만달러를 받고 다저스로 돌아왔고 이번에는 선발 투수로 뛸 수 있는 팀을 찾은 끝에 필라델피아를 택했다. 박찬호는 올 시즌 주로 불펜에서 활약하며 54경기에서 4승4패2세이브, 평균 자책점 3.40을 기록하며 부활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계약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연봉 부분. 메이저리그 구단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몸값에 따라 선수들을 기용한다. 하위권 팀 또는 팀을 재건 중인 팀이 아닌 경우 기량이 특출하거나 젊은 유망주라 해도 연봉이 많지 않으면 경기에 뛰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 250만달러는 4, 5선발감에게 주어질 만한 연봉 규모이다.
비록 원하던 2년 계약은 아니지만 박찬호가 받게 될 연봉으로 미뤄볼 때 필라델피아가 박찬호를 선발 투수감으로 생각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비록 필라델피아 홈구장인 시티즌 뱅크 파크가 타자에 유리한 구장이지만 박찬호가 필라델피아를 택한 이유다.
특급 마무리 투수 브래드 릿지(2승무패41세이브, 평균 자책점 1.95)를 축으로 라이언 매드슨, J.C. 로메로, 채드 더빈 등이 버틴 필라델피아 불펜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탄탄함을 자랑하는 불펜을 갖추고 있는데 250만달러를 들여 월드시리즈 우승의 바탕이 된 불펜에 '후보'를 더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반면 선발 투수진에는 빈틈이 있다. 콜 해멀스-브렛 마이어스-조 블랜튼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에다 16일에는 영입에 공을 들이던 베테랑 제이미 모이어를 붙잡는 데 성공했지만 5선발 자리는 비어 있다. 시즌 막판 부진했던 카일 켄드릭, J.A.햅 등 올 시즌 선발로 뛰기도 했던 젊은 투수들이 박찬호의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계약으로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태극 마크를 달 가능성은 낮아졌다. 당초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은 박찬호가 대표팀에 합류하길 바랐다. 그러나 이미 박찬호는 1년 계약일 경우 계속 선수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경쟁을 해서 이겨야 하는 상황이 돼 출전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기 때문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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