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5위권 사업장은 노동부 종합고용지원센터?

입력 2008-12-13 06:00:00

불황 때문에 일자리에서 밀려나거나 일시 휴직하는 근로자가 늘면서 실업급여 등을 지급하는 노동부 종합고용지원센터가 대기업을 능가하는 임금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포항의 경우 유수의 대기업을 제치고 고용지원센터가 지급한 임금성 금액이 총액기준 5위권 사업장에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본사 소속 제외)가 지난해 제철소에서 일하고 있는 포스코와 외주파트너(협력·하청)사 직원을 모두 합친 1만6천여명에게 지급한 임금은 1조1천여억원으로 포항시 올해 전체 예산(1조270억원)보다 많았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직영·협력 합쳐 2천600여명에게 1천300여억원을 줬고, 포항시청은 공무원 2천여명에게 770여억원의 임금을 지급했다. 또 동국제강은 1천700명에게 740억원을 지급했다.

그 다음이 노동부 고용지원센터다. 노동부 포항지청 산하의 포항종합고용지원센터는 지난해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으로 700억원에 육박하는 사실상의 임금성 자금을 포항지역에 풀었다.

이는 실직 노동자와 휴업·감산하는 기업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구나 올해는 하반기 이후 실업급여 등 지급액이 크게 늘어나는 반면 기업이나 공무원들의 임금은 동결되거나 삭감되는 추세여서 노동부 지급 순위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업들의 임금지급액이 많아지고 인상률이 높아야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올라가는데 노동부에서 나가는 돈이 많다는 것은 암울한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보여 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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