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주사위 놀이 했다…경주서 유적 출토

입력 2008-12-12 09:37:13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12일 공개한 임해전지(臨海殿址·사적 18호) 북쪽지역 신라 왕경(王京) 유적을 발굴 조사한 결과(본지 11일자 2면 보도) 많은 통일 신라시대 유적과 유물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4호 건물지 서편에서 확인된 우물은 내부 출토 유물 양상이 관심을 끌고 있다.

신라6부 중 하나인 '습부'(習部), 우물을 의미하는 '정'(井), 학생을 의미할 것으로 생각되는 '문생'(文生), 도량형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는 '병일두'(丙一斗) 등의 다양한 글자가 있는 명문(銘文) 기와와 토기, 아가리가 넓게 벌어지고 목이 긴 병(甁)과 말, 돼지 등의 동물 뼈가 다량 출토된 것.

깊이 10.27m에 너비 1m 남짓한 이 우물에서도 임해전지 인근 우물과 비슷한 유물이 출토됐으며, 심지어 머리를 바닥으로 박은 어린아이 인골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는 너비 0.7㎝가량 되는 정육면체에 원형인 점을 새겨 숫자를 나타낸 상아로 만든 주사위 1점이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주사위는 30여년 전 출토된 14면체 주사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데 안압지 주사위는 14면체에 그림 등이 있어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시를 쓰고 하는 데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이번에 출토된 주사위는 6면체에 숫자가 적혀 있다.

경주문화재연구소 차순철 학예사는 "이번에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주사위는 30여년 전 안압지에서 출토된 14면체 주사위처럼 통일신라시대 사람들의 놀이문화를 추측하는 데 있어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 학예사는 "중국 섬서역사박물관에 이번에 발견된 것과 유사한 6면체 주사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 주사위는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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