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1일 대선후보 경선 때 안보특보를 지낸 정수성씨의 경주 출판기념회에 참석함에 따라 내년에 치러질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는 4·9총선 때와 같이 친박·친이 간 대결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축사를 하지 않으려던 당초 계획과 달리 축사했다. 박 전 대표는 정씨가 이등병에서 출발해 4성장군에 오른 것을 거론하며 "정 장군은 모든 것을 이겨내고 존경받는 지휘자가 됐고 강직하고 투철한 국가관으로 조국을 위해 외길 인생을 살아오신 분"이라며 정씨를 띄웠다.
박 전 대표의 경주행에 쏠린 정치권의 관심에 대해 측근들은 "주변에서 만류한 것도 사실이지만, 고마운 사람이라 방문하는 것인데 뭐가 문제가 되느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씨의 출판기념회는 재선거 출마를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박 전 대표의 경주행은 본인의 뜻이 어떻든 정씨에 대한 간접적인 지지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친이 측은 박 전 대표의 경주행을 계파 간 갈등유발이라며 탐탁지않게 여기면서도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 선진연대인사들의 경주행사가 취소된 것도 그 때문이다. 4·9총선에서 낙선한 뒤 경주에 상주하면서 표밭을 갈고 있는 정종복 전 의원 측은 박 전 대표의 경주행을 도전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한수원 본사 이전 등 경주 발전의 미래와 청사진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일단 맞대응은 피하겠다는 생각이다.
박 전 대표 측의 고민도 이제부터다. 이날 경주에 함께 간 서상기 대구시당 위원장은 "박 전 대표로서는 할 도리를 다한 것이며 그 다음은 정씨 본인이 알아서 할 것"이라며 "평생을 군인으로 산 4성장군 출신이라 좌고우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씨가 한나라당 공천경합에서 탈락할 경우, 상황은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 친이와 친박후보 간 대결구도가 과열되면서 계파갈등양상이 촉발될 수도 있다. 정씨가 '친박'간판을 내걸고 무소속이나 다른 정당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대표의 이번 경주행의 성적표는 아직 측정하기 어렵다. 이날 몰려든 4천여명의 인파에서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재확인하고 자기 계파의 결속을 다졌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지만, 한나라당 내 계파 대결의 재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마이너스였다는 관측이다. 친이진영에서도 박 전 대표의 이번 경주행을 정치지도자로서는 자제해야 할 계파 간 갈등유발이라며 탐탁지않게 여기면서도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 선진연대인사들의 경주행사가 취소된 것도 그 때문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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