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톰슨 뒤늦은 활약…오리온스, 선두 모비스 꺾어

입력 2008-12-12 08:21:23

▲ 11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대구 오리온스의 가넷 톰슨이 울산 모비스의 오다티 블랭슨을 앞에 두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11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대구 오리온스의 가넷 톰슨이 울산 모비스의 오다티 블랭슨을 앞에 두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외국인 선수들이 다득점을 한다 해도 국내 선수들이 득점에 가담하지 못하면 경기를 쉽게 풀어가기 어렵다. 11일 대구체육관에서 상승세의 울산 모비스를 만난 대구 오리온스는 오랜만에 슈터들이 제몫을 하면서 93대78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최근 오리온스의 공격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고 있는 선수는 크리스 다니엘스 정도 뿐. 슈터들과 가넷 톰슨의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전정규(16점 3점슛 4개), 오용준(11점 3가로채기)의 득점포가 가동되고 교체가 이미 결정된 가넷도 24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위를 떨쳤다.

노장 김병철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지난 시즌 도중 인천 전자랜드에서 건너온 전정규는 몸을 던지며 수비에는 힘을 보탰으나 올 시즌 직전 경기까지 평균 8.3점에 그치며 공격력에서 아쉬움을 샀다. 하지만 이날은 과감하게 던진 3점포가 잇따라 꽂히고 상대 수비가 달라붙자 골밑 돌파까지 성공, 승리를 이끌었다.

모비스는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했지만 이날은 오리온스의 거센 반격에 실수가 이어졌다. 비록 오리온스의 수비 움직임은 세밀하지 못했지만 끈질기게 달라붙으며 모비스를 괴롭혔다. 특히 평소 수비가 약하다는 평을 들었던 오용준은 접전 상황에서 골밑으로 투입되는 공을 여러 차례 가로채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오리온스가 최근 공·수에서 엉성한 모습을 보인 터라 7연승 중인 모비스의 기세를 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1쿼터부터 가넷이 7점을 넣으며 분발, 경기를 접전 양상으로 몰고 갔다. 1쿼터 종료 1분21초 전에는 김병철(9점)이 3점슛을 넣더니 쿼터 종료 버저가 울림과 동시에 다시 3점포를 작렬, 24대27로 점수 차를 좁혔다.

모비스는 2, 3쿼터에 함지훈(19점)이 17점을 몰아치고 김현중(15점 7어시스트)이 9점을 넣으며 공격을 이끌었으나 오리온스의 추격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오리온스의 공격이 특정 선수에게 집중되지 않았기 때문. 크리스와 가넷이 신장의 우위를 이용해 골밑에서 각각 8점씩 넣었고 오용준과 전정규가 9점씩 올리는 등 다양한 공격으로 모비스에 맞섰다.

4쿼터 들어 모비스의 조직력은 급격히 흐트러졌다. 골밑으로 찔러주는 패스는 오리온스 수비에 차단당하거나 목표 지점을 벗어나기 일쑤였고 슛은 잇따라 림을 벗어났다. 모비스가 13득점에 그치는 동안 오리온스는 가넷과 크리스가 골밑에서 어시스트를 주고 받으며 각각 9, 10점씩 넣는 등 점수 차를 계속 벌린 끝에 선두 팀을 누르는 데 성공했다.

한편 인천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40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활약에 힘입어 홈팀 안양 KT&G를 92대90으로 꺾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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