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온누리 '열해 살인사건'…25일까지 예술극장 온

입력 2008-12-12 06:00:00

무대는 일본 동경 경시청 기무라 부장 형사실. 매춘부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때 구마다라는 이름의 젊은 형사가 동경 경시청으로 승진 전임돼 온다. 그는 오사카에서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을 해결한 인물로 기무라 부장의 이복동생이다. 두 사람은 형제 간이지만 불화가 심하다.

기무라는 보고서를 조작하고 지문을 날조하는 등 구마다를 혼란에 빠뜨린다. 용의자 모모따로가 갑자기 수사실에서 사라져버려 난장판이 된다. 그러나 도망친 줄 알았던 모모따로는 멋지고 화려한 포즈로 기상천외하게 무대에 나타난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것과 상관없이 3명의 형사가 벌이는 기묘한 수사법은 도대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의아하게 만든다. 용의자는 좀처럼 자백하지 않고 형사들과 춤추고 노래하며 심적 고통을 달래려 한다. 형사들은 집요하고 코믹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용의자는 결국 "바다가 보고 싶다, 바다가 보고 싶다"를 외치며 자백한다.

극단 온누리의 연극 '열해 살인사건'은 일본의 대표적 극작가 쓰가 고헤이의 대표작으로 '뜨거운 바다' '월미도 살인사건' 등으로 국내에 공연된 바 있다. 범죄 수사보다는 사건의 미학적 재구성에 관심이 있는 일본 경시청 괴짜 형사들의 수사 과정을 코믹하고 경쾌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출가 이솔은 독특한 작품해석과 상상적인 무대구성으로 호평받고 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무라 형사역에 박희철,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구마다 형사 역에 김완욱, 엉뚱한 여자 형사 하나꼬 역에 조은경, 진심으로 한 여자만 사랑했던 용의자 역에 박창현이 출연한다. ▶공연안내=13∼25일/평일 오후 8시, 토·일 오후 7시/예술극장 온/053)424-8347.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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