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길 그 얼마나 기다렸던가. 흰 눈보라를 날리며 설원을 질주할 이 날을….
바야흐로 스키의 계절. 11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전국 스키장이 일제히 개장하면서 스키어들의 마음이 마냥 뛰고 있다. 하얀 눈밭을 내달리며 자연과 하나되는 카타르시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스키의 참맛.
900명 가까운 회원수를 자랑하는 '애플스키'(www.appleski.com)는 이 같은 스키의 매력에 빠진 마니아들이 2002년 발족한 모임이다. 대구를 중심으로 구미·포항·전주·일산까지 경북·전남·수도권을 아우르는 '전국구 스키 동호회'로 유명하다.
"사실 회원 수가 중요하진 않아요. 900명은 인터넷 등록 회원 기준일 뿐 분기별 정모(정기모임)에 꼬박 참석하는 친구들은 100명 안팎이죠. 스키라는 게 겨울에만 즐기는 스포츠다 보니 이 때쯤 회원 수가 갑자기 늘어나곤 하죠." 애플스키 권용길(46) 회장은 "지난달 15일 개장한 무주리조트가 회원들의 정모 장소"라며 "대구·경북에서 한두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이곳에서 모임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애플스키 회원들의 연령은 2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하다. 30대 직장인들이 주축이지만 스노보드를 즐기는 소수의 대학생 회원까지 등록돼 있다. 애플스키에 가입하는 회원들이 이처럼 다양하고 많은 이유는 스키 강습이나 장비 구입에 크고 작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잠자리 마련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 "회원들끼리 십시일반 돈을 거둬 스키 시즌이 시작할 때마다 '시즌방'을 구해 둬요. 성수기 시즌에 숙소를 구하려면 하루 밤에 10만원은 줘야 하지만 애플스키 회원들은 1만5천~2만원에 잠자리를 해결할 수 있죠. 하지만 보다 많은 회원들이 시즌방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이용 횟수에 제한을 두고 있어요." 권 회장은 "직장 일이 끝나는 금요일 저녁부터 시즌방으로 직행해 일요일까지 스키를 즐기는 열혈 마니아들이 여럿"이라고 귀띔했다.
애플스키 회원들은 스키를 배우거나 장비를 빌리기도 한결 편하다. 하루 4시간과정의 스키 강습비는 보통 20만원선이지만 선배 회원들이 무료로 초보 회원들을 가르쳐주고 있고, 동호회 지정 숍을 따로 둬 스키 장비를 빌리거나 직접 구입할 때도 훨씬 싸게 구할 수 있는 것. 초보자들은 굳이 스키 장비를 꼭 구입할 필요가 없지만 차츰 실력이 쌓이다 보면 '내 것'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동호회 홈페이지에는 초급~상급 스키 기술을 소개하는 온라인 강좌와 스키장 소식, 중고 장터, 카풀 같은 알뜰 정보가 가득해 스키 타는 즐거움이 2배로 커진다.
애플스키 회원들만의 또 다른 이벤트는 해외 원정. 눈이 잘 오지 않는 한국 스키장엔 아무래도 인공으로 만든 눈이 많지만 이웃 일본에선 자연 그대로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권 회장은 "처가집이 있는 강원도를 오고 가다 스키에 빠져 1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며 "스키를 배우고 싶다면 선·후배 회원들과 한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동호회를 통해 처음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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