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클리닉]손발저림

입력 2008-12-11 09:20:22

말초신경질환이 원인일 가능성 높아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엔 손이나 발이 저린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저리다는 느낌과 더불어 '시리다, 화끈거린다, 무지근하다,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다, 뭐라고 표현은 못 하지만 매우 불편하다' 등 다양한 감각증상을 호소한다.

이처럼 손이나 발이 저린 증상이 나타나면 혈액순환장애가 있거나 뇌졸중(중풍)의 전조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불안해 하지만 실제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므로 며칠씩 또는 몇달씩 손이나 발이 저리다가 나타나지는 않는 것. 손발이 저린 원인은 혈액순환장애 때문이 아니라 대부분 말초신경질환에 의한 것이다.

▶손목굴증후군

손 저림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손목굴은 팔로부터 손으로 신경이 내려가면서 통과하는 손목에 있는 좁은 통로. 어떤 원인으로 이 통로가 좁아지면 손으로 내려가는 신경이 압박받아 손바닥과 손가락이 저려진다. 손으로 잔 일을 많이 하는 중년의 주부에서 흔히 발생하며 임신 중 몸에 부종이 심하거나 손목간절 질환이 있어도 생길 수 있다.

손목굴증후군이 있으면 손가락에 먼저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밤이나 아침에 주로 저리고, 낮 활동중에는 사라진다. 심해지면 낮에도 나타난다. 더욱 심해지면 엄지손가락 아래 있는 손바닥 근육이 마르고 엄지손가락의 힘이 약해진다. 손목굴증후군은 심한 정도에 따라서 세 단계 또는 다섯 단계로 구분되며, 정도에 따라서 손목보조대 착용과 약물, 수술치료 가운데 적절한 처치방법을 선택한다.

▶다발성말초신경병

다리와 팔의 양측에서 대칭적으로 나타난다. 발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고 차츰 위로 올라간다. 저림 외에 바늘로 찌르는 느낌'화끈거림'시림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만성신부전'알코올 중독 등이다. 당뇨가 있으면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 만성신부전에서는 복막투석이 혈액투석보다 다발성말초신경병에 더 효과적이다. 만성신부전에서 이상 감각, 특히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느낌이 지속되면 다리를 자주 움직여야 하고, 수면장애가 있는 하지불안증후군에는 약물치료가 효과적. 술을 자주 마시는 경우에는 금주가 치료의 시작이며, 비타민을 투여해야 한다. 또 다발성말초신경병이 있으면 간질환, 갑상선기능 저하증, 약물복용(항암제) 및 중금속 중독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말초혈액순환장애로 나타나는 감각증상

쉬거나 가만히 있을 때는 증상이 없지만 일정한 거리를 걸으면 다리, 특히 종아리 부위에 통증이 나타났다가 잠시 쉬고 나면 증상이 사라지고 걸으면 다시 재발하는 질환. 이 경우는 다리로 내려가는 동맥이 동맥경화증으로 좁아져 있지는 않은지, 허리 척추에 이상은 없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다리로 내려가는 혈류가 약해지면 저리고 시릴 수 있으며, 허리 척추 부위에서 신경이 눌려도 다리가 저리고 아플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뇌졸중으로 지레짐작, 불안해 할 필요는 없고, 의사의 정확한 진찰을 통해 치료방침을 정해야 한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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