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재들 다 어디갔나…脫대구 현상 심화

입력 2008-12-11 09:41:29

젊은 인재들의 '탈대구' 현상과 경쟁력 약화로 지역 대학들이 수도권 학생들에게 잠식당하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지역 대학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의과대학 등의 신입생이 수도권 출신 학생들로 채워지고 있다.

지난 5일 발표한 경북대와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최종 합격자의 70% 이상이 수도권지역 대학 출신으로 나타났다. 경북대 로스쿨 최종합격자 120명(특별전형 7명 포함) 가운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수도권대학 출신이 88명으로 73.3%를 차지했다. 반면 경북대 출신 23명을 포함한 지역 대학 출신자는 29명(24.1%)에 불과했다.

영남대 로스쿨 역시 최종 합격자 70명(특별전형 4명 포함) 가운데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경희대 등 수도권대학 출신은 71.4%인 50명이었다. 대구경북 지역대학 출신(영남대 출신 3명 포함)은 9명(12.9%)뿐이었다.

2006년 개원한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경우 첫해 신입생 110명 가운데 서울·경기 등 수도권 출신 신입생이 40명으로 대구경북 출신(39명)보다 많았다. 이 대학원 1~3학년 전체 학생 가운데 수도권 출신은 32.7%(108명)나 된다.

2005년 첫 신입생을 받은 치의학전문대학원 경우는 첫해 수도권과 지역 출신 신입생 수가 각각 16명, 25명이었으나 해마다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어 올해는 14명씩 같은 숫자를 보였다.

지역 다른 대학 의과대학도 사정은 비슷하다. 영남대 의대는 지난해 대구경북 지역 학생 수가 31명이었으나 올해는 25명으로 20%가량 준 반면 수도권 학생은 3명에서 9명으로 3배나 늘었다. 계명대 의대도 2005년 지역 출신 신입생 수가 87명에 달했으나 올해 68명으로 줄었고, 수도권 출신은 2005년 5명에서 올해 8명으로 늘었다.

경북대 구동모 기획부처장(경영학부 교수)은 "역으로 인재의 지역 유입 현상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도 있지만, 로스쿨의 70% 이상이 수도권 출신이며 의대 학생 구성도 점점 수도권 학생으로 채워지고 있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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