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소비자고발류의 프로그램에서 아주 비위생적으로 처리, 국내로 수입되는 중국 해산물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멜라민의 충격에서 채 벗어나기 전 엄청난 뉴스를 또 접하게 된 것이다. 내가 놀랐던 것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중국에도 우리나라 주요 회사들처럼 자동화 시스템 하에서 위생복을 철저하게 입고 음식을 가공하는 일류급 회사들이 있다는 것이었고-나는 큰 오해에 사로잡혀 중국 사람들이 나쁘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나머지 하나는 그 좋은 회사의 주요 수출국이 미국과 일본이며 한국 바이어는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거꾸로, 앞서 소개되었던 아주 비위생적인 업체는 한국으로만 수출된다고 했다. 한국 바이어는 그 업체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가공식품들이 문제없어 보이도록 만드는 약품까지 제공하면서 주문을 한다고 했다. 즉 못 믿을 중국 음식 뒤에 한국인 주문자가 있었던 것이다.
무서운 일이다. 또 하나 무서운 일을 겪은 적이 있다. 모 가게를 찾았다가 주인과 대화도중 우연찮게 아이들 교육 이야기가 잠깐 나왔는데 그 가게 사장님 말씀이 "무슨 소리입니까? 아이들이 이기적이 되면 안 된다니요. 이기적이어야지요. 이기적이지 않고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살아가라고…"하는 이야기.
얼마 전 모 언론사에서 성인들 1만2명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위험한 사회'라는 것이 발표된 적이 있다. 현재 한창 진행 중인 글로벌 금융위기로 더욱 악화되는 실업, 빈곤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먹을거리, 노후성범죄, 교육비, 신용, 정보유출 등 우리 한국인들이 개인적으로 위험관리를 해야만 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다. 심지어 높은 이혼율 및 사교육비 폭등으로 인해 인생에서 가장 기쁜 일이라고 할 수 있는 결혼과 출산까지도 위험요소로 손꼽히고 있다고 한다. 이쯤 되면 무섭다고 할 만하지 않은가?
잠시 생각해본다. 지금 우리나라 전체를 뒤덮고 있는 가치는 과연 무엇인가? 쉽게 '돈'이라고만 할 수도 없을 것 같다. 따지고 보면 돈이라고 하는 것이 역사 이래로 추구대상이 아니었던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새마을운동 3대 정신이라는 것을 외운 기억이 있다. 근면, 자조, 협동. 이때에는 대통령조차도 변기 물통에 벽돌을 넣고 생활하였다는 일화가 있지 않았던가. 나는 여기서 한강의 기적과 같은 정치, 경제를 논하고자 함이 아니다. 다만, 과거의 그때에는 그래도 국가를 위한 스스로의 윤리 혹은 내적가치, 자율성 등의 '공동의 지향가치'를 지니고 살았던 순박함과 같은 것이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는 말이다. 정부가 혹은 우리 국민들이 지향하는 국가의 정신적 가치는 무엇인가? 순박함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지금은 국민생존을 위한 가치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성열 수성아트피아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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