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SOC 포항예산' 밤샘 설전

입력 2008-12-10 10:06:22

여야 의견차 못좁혀…이한구 위원장 "10일 마무리 짓는다"

국회예결위가 포항지역된 사회간접자본(SOC)예산에 대한 야당의 집중적인 견제로 제자리걸음을 거듭하고 있다. 9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에서 민주당 등 야당측이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에 SOC예산이 집중된 것은 지역편중예산이자 '형님예산'이라며 정치적으로 접근, 삭감이라는 칼을 들이댔고 이에 한나라당이 삭감불가입장을 고수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민주당 최인기 예산심사위원장은 9일 공개적으로 포항예산 삭감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문제삼은 포항예산은 ▷포항 국도대체 우회도로 개설 657억원과 ▷울산-포항간 고속도로 건설 530억원 ▷영일만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 243억원 ▷동해중부선(포항~삼척)철도건설 855억원 ▷동해남부선(포항~울산)복선전철화사업 600억원 ▷기타 1천488억원 등 총 4천373억원이다. 최 위원장은 이는 전년도 2천274억원에 비해 95%가 늘어난 대표적인 편중예산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집중적으로 물고늘어짐에 따라 예산 일부가 삭감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날 예결위에서는 영일만 산업단지 진입도로사업 예산 증액이 과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초 올해 사업비는 20억원이었으나 정부가 새해예산안에 143억원을 편성했고, 수정을 거치면서 100억원이 증액되면서 243억원으로 수정돼 계수조정소위에 상정됐다. 이에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2008년 예산 20억원도 10월까지 한푼도 집행되지 못했는데 11배나 늘어나니까 오해를 받는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증액된 호남예산으로 맞받아쳤다. 이 의원은 "전남 진도의 경우 10억원짜리가 96억원으로 늘었다"며 "왜 대통령 고향과 연결해서 그러느냐. 실시설계가 끝나면 예산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데 그것을 정치적으로 보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김광림 의원도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는 상황에서 진입도로를 건설하지 못하면 산업단지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며 반박했다. 예결위는 자정을 넘기면서 회의차수를 변경하면서 새벽 2시까지 설전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이한구 예산결산위원장은 "포항지역 SOC사업예산이 야당의원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며 "오늘 중으로 SOC 사업예산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홍준표 원내대표도 1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민주당이 지난번엔 '부자 감세'라고 떠들다가 합의된 뒤엔 말이 없더니 이번엔 '형님 예산'이라고 한다"며 "포항.울산은 대표적인 산업도시로, 거리가 30㎞도 안되지만 물동량 이동 장애로 고속도로가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있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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