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김현중 막아라…오리온스, 내일 모비스와 격돌

입력 2008-12-10 08:22:29

기복이 심한 플레이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난적을 만났다. 11일 대구 오리온스가 홈에서 겨룰 울산 모비스는 돌풍을 일으키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12대111로 이기긴 했으나 현재 드러나고 있는 전력상 7연승 중인 모비스를 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모비스는 지난 시즌 오리온스와 꼴찌를 다투던 팀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탈바꿈했다. 대형 스타는 선수 생활의 말년에 접어들며 이따금 출전하는 우지원 뿐이고 키가 200㎝를 넘는 선수도 없지만 '지략가' 유재학 감독의 철저한 관리와 믿음 아래 스피드에다 끈끈한 조직력을 더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패를 맛봤던 선수들의 활약도 발군.

모비스 선수들은 공을 갖고 있지 않아도 끊임없이 움직이며 상대 수비진을 괴롭힌다. 지난 시즌 득점 2위 오다티 블랭슨이 득점 욕심을 버리고 팀 플레이에 녹아드는 등 한 선수에게 공이 몰리지도 않는다. 평균 20득점대를 기록하는 선수는 없지만 5명이나 10점대 득점을 올리고 있다. 김승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지 못한 오리온스가 되새겨볼 부분이다.

'젊은 피'의 성장도 모비스의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모비스에 포인트가드가 없다는 시즌 전 평가를 무색케 만든 선수는 김현중. 2004년 오리온스에 입단했으나 김승현에 밀려 창원 LG로 이적한 뒤 상무를 거쳐 모비스에 정착한 포인트가드 김현중은 이번 시즌 평균 10.9점 6.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수준급 선수로 거듭났다.

김효범의 활약도 돋보인다. 캐나다 교포인 김효범은 뛰어난 운동 능력과 개인기, 좋은 체격(195㎝)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조직력을 중시하는 국내 농구에 적응하지 못한 채 헤맸다. 하지만 유 감독의 혹독한 조련 속에 수비와 장거리포를 가다듬어 네 번째 시즌을 치르는 현재 평균 16.1점을 넣으며 해결사로 발돋움했다.

부상 중인 김승현(9.1점 6.7어시스트)과 노장 김병철(8.5점)은 오래 뛰기 힘들어 김현중, 김효범을 막기가 쉽지 않다. 김영수와 정재홍이 김승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또 김병철이 자신보다 10㎝ 더 큰 김효범을 막기가 버거워 가능성을 보여준 신인 김용우(194㎝)를 중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오리온스에게 절실한 것은 이동준의 활약과 외곽포의 지원. 이동준은 같은 2년차이지만 노련한 골밑 플레이를 펼치는 함지훈과 상대해야 하는데 공·수에서 상대적으로 뛰어난 운동 능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또 오용준에게 기대를 걸 수 없다면 김병철이나 전정규의 외곽포가 터져야 정확한 3점슛을 자랑하는 모비스에 맞불을 놓을 수 있다.

한편 9일 창원 LG는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신인 이지운(13점)의 깜짝 활약 등을 앞세워 부산 KTF를 88대83으로 물리쳤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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