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준비된 자의 편이다. 지금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모든 국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국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나름대로 재정금융정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국가간에도, 기업과 개인간에도 순위가 상당히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때일수록 소홀히 해서는 안 될 분야가 사람에 대한 투자다. 경쟁력은 결국 사람과 기술에 달려있다. 기술도 사람에게서 비롯되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모든 것이 사람의 능력 차이로 귀착된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 선진국 문턱까지 다가올 수 있게 한 것은 남다른 교육열의 덕분이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인재양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그럼 이처럼 한 국가의 생존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투자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정부와 민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교육투자를 늘려야 한다. 중앙정부는 교육에 재원배분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그동안 교육재정교부율을 지속적으로 상향조정하고 교육분야 예산증가율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다행이다. 다만 경제활성화 투자확대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복지예산 소요의 증가에 따라 중앙정부의 교육투자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방정부의 교육투자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현재 지방자치와 교육자치가 분리되어 교육자치는 교육감과 시·군교육장의 책임 아래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교육이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민의 최고 관심사가 교육인데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보면 지역의 학교발전이나 교육투자를 비중 있게 다루지는 않는다. 단기적으로 지자체장의 교육투자에 대해 지역주민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고 중장기적으로 교육자치와 지방자치를 통합해 나가야 한다.
또한 민간기부금유치를 확대하고 사학재단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사학운영의 자율성과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 사립대의 연간 기부금 모금액 규모가 미국의 한 유명사립대 기부금 모금액 규모에 불과하다. 미국사립대의 경우 등록금비중이 대학재정의 30%이내에 불과하나 우리의 경우 70% 가까이나 된다.
아울러 막대한 교육시설투자자금소요를 단기간에 조달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임대형 민자제도(BTL)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학교시설을 전부 현대화하려면 재원여건상 20여년이 걸릴 수 있으므로 우선 민간이 투자후 그 임대료를 20~30년 동안 정부가 지급하는 제도이다. 특히 학교시설과 지역의 문화 체육시설도 함께 복합건물로 건설하면 운영의 효율을 기하면서 학생과 지역주민의 편의도 증대될 수 있다.
다음으로 교육투자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 지난해 사교육비가 20조원, 이중 영어교육비만도 6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초중등 조기유학생은 3만여명. 공교육의 효율성을 높여 사교육을 흡수함으로써 가계의 부담을 줄이면서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다양화해야 한다. 학생의 개인차를 감안한 학습, 방과후 학교프로그램의 활성화, 영어교육을 위한 원어민교사의 확대 등도 방안이 될 수 있다.
한편 산업현장중심의 교육과 산학간의 연계를 강화하여 기업의 현장교육비를 절감하고 이 재원을 학교에 투자해야 한다. 우리 대학교육의 사회부합도나 국제경쟁력은 크게 낮다. 경총조사에 따르면 대학졸업생이 현장에 적합하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대졸 신입사원 재교육에 평균 30개월동안 1인당 1억여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스위스 로잔의 국제경영대학원(IMD)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경제사회요구부합도는 조사대상국 55개국 중 40위에 그쳤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지역과 국가의 경쟁력은 창조적인 마인드를 가진 인재들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는가에 달려있다. '창조적 집단들(Creative Class)'의 저자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에 의하면 "창조적인 인재들이 많은 지역에 이들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모여든다. 자연적으로 이곳에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서 소득도 높아져 결국 잘사는 지역이 된다"는 것이다. 창의적인 인재양성을 위해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지역사회와 학교가 다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반장식 서강대 교수·전 예산처차관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