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新뉴딜 정책

입력 2008-12-09 10:55:11

오늘날 세계적인 관광'도박도시로 각광받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사실 대공황(Great Depression)의 부산물이다. 1929년 주식 시장의 붕괴로 시작된 대공황이 미 전역을 휩쓸자 후버 미 대통령은 그 타개책 중 하나로 후버댐 건설이라는 미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토목 공사를 계획했다.

이는 거리마다 넘쳐나던 실업자들에게 가뭄의 단비가 됐다. 댐 건설이 시작된 것은 1931년이었지만 1929년부터 댐 인근 라스베이거스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이들의 취업이 보장된 것은 아니었다. 달리 할 일도, 갈 곳도 없는 이들이 막연한 취업에의 희망을 품고 라스베이거스로 향했던 것이다.

인구 5천 명에 불과했던 사막 속 작은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이들을 감당할 수 없었다. 갑자기 몰려든 수천 명의 실업자와 그 가족은 아무런 위생시설이나 깨끗한 물도 없는 상태에서 천막을 치고 버티며 댐 건설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결국 정부는 댐 건설 계획을 6개월 앞당겼다. 그렇게 시작된 후버댐은 하루 2천여 명의 노동력이 동원돼 1936년 완공됐다. 여기서는 연간 40억㎾h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 전력으로 라스베이거스는 오늘날 불야성을 이룬다. 남는 전력은 네바다, 애리조나주는 물론 멀리 캘리포니아까지 공급된다. 댐 건설은 끝났지만 라스베이거스는 오늘날 인구 56만 명의 세계 최고의 관광도시로 거듭났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新(신) 뉴딜 정책을 선언하고 나섰다. 대공황 이후 최대 경제 위기 상황을 맞아 향후 25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5천 건에 이르는 고속도로 프로젝트가 포함될 전망이다.

중국도 최근 불황 타개책으로 철도 건설에 앞으로 3년간 약 700조 원의 자금을 쏟아 붓겠다는 '중국판 뉴딜' 정책을 입안했다.

80년 전 세계 대공황 극복이 댐 건설로 시작됐다면 지금은 고속도로, 철도 건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모두 대토목 공사라는 점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불황 극복을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이 필수고 그 일자리 창출에는 토목만한 것이 없는 모양이다. 우리나라는 어떤 프로젝트로 이 경제 난국을 헤쳐 나갈까. 정부는 아직 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창룡 논설위원 jc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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