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초등학교 3년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수학과 과학에 소질이 있는 것 같고 무엇보다도 수학을 좋아합니다. 경북대학교 수학 영재반에 입학시키고 싶습니다. 영재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미리 선행학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디까지 준비를 시켜야 할지 몰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상담자가 지난 일요일 지인의 동생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북 봉화로 가는 길에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옆 자리에는 40대 초반의 후배가 타고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자녀 교육문제가 나왔습니다. "선배님, 딸아이가 내년에는 수1을 시작해야 하는데 어디에서 배우는 것이 좋겠습니까?" "아이가 몇 학년인가?" "지금 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내년에 6학년이 되면 수1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뭐라고? 중1 수학 말인가?" "아니요. 중학교 3학년까지는 다 끝냈고,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인 '10-가·나'도 끝냈습니다." 후배의 말에 너무도 충격을 받아 잠시 동안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경북대 영재반에 입학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중학교 3년 과정을 다 마치는 것은 기본이고, 고교 1학년 과정까지 선행학습을 한다고 했습니다. "여보게 후배, 내 말 잘 듣게나. 나에게 학부모를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면, 나는 자네 부부를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하고 싶네. 초등학교 5학년에게 고등학교 수학을 가르치다니 말이 되는가? 진도 빨리 나간다고 공부를 잘 하고 영재가 되는 것은 아니네. 부모의 허영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아이를 비정상적인 경쟁으로 몰아넣고,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을 통해 대리 만족하려고 어린 아이를 희생양으로 혹사시키는 자네 같은 사람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네. 자네는 부모의 자격이 없네. 경북대 영재교육원은 바깥 세상의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있는가? 만약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해 주지 않는다면 진정한 영재교육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영재교육원을 폐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네."
우리 영재 교육의 일그러진 한 단면을 드러내기 위해 실제 있었던 대화를 한마디도 과장하지 않고 그대로 옮겨 보았습니다. 비정상적인 선행학습을 해야 합격이 가능하다면, 영재반을 포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ducation(교육)이란 단어에서 edu는 라틴어 educatio에서 유래한 것으로 '빼내다, 끌어 올리다'를 의미합니다. education이란 선행학습을 통해 미리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고, 내재된 능력을 끌어내고 미숙한 상태를 성숙한 상태가 되도록 도와준다는 의미입니다. 당해 연도 교과 과정에 충실하고, 폭넓은 독서로 지적·정서적 기초를 튼튼히 만들면서, 지적 호기심과 탐구정신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러면 아이가 밝고 맑고 건강하게 자라면서 부모님이 기대하는 영재가 될 것입니다.
윤일현(송원학원 진학실장 ihn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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