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무인단속 카메라, 어디로 갔지?

입력 2008-12-08 09:04:31

"무인단속 카메라가 사라졌다?"

7일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시지방향으로 차를 몰던 최모(38)씨는 담티고개 인근에서 평소와 마찬가지로 내비게이션의 '과속 경보'에 따라 속도를 줄였다. 하지만 정작 그곳에는 무인단속 카메라는 사라지고 얼마전까지 카메라가 설치됐던 자리임을 알리는 지주대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최근 대구 시내 주요 도로 곳곳에 설치돼 있던 무인단속 카메라 4대 중 1대꼴로 사라지면서 운전자들이 적잖은 혼란을 겪고 있다. 단속 카메라가 있는 줄 알고 갑작스레 속도를 줄였다가 뒤차로부터 경적 세례를 받기 일쑤인데다 자칫 사고 위험까지 있다.

운전자 이모(27·여)씨는 "내비게이션이나 GPS(위성항법장치)에서 알려주는 교통정보만을 믿고 길을 가는 운전자들도 상당수인데도 '전방 500m 단속 중'이라는 표지판은 철거하지 않은 채 그대로 남겨둔 곳이 많아 운전할 때 깜짝깜짝 놀란다"고 했다.

지난 10월부터 최근까지 대구 시내에서 자취를 감춘 무인단속 카메라는 모두 57대. 대구경찰청이 갑작스럽게 무인단속 카메라 철거에 나선 것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내구 연한을 넘겨 사실상 '모형'에 가까운 카메라를 철거하지 않은 사실이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과거 도로 곳곳에 설치됐던 '모형' 무인단속 카메라가 "국민을 속이고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사용할 수 없음에도 버젓이 달려 있는 카메라 역시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던 것이다.

이에 따라 대구에는 246대의 무인단속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이중 23%가 철거되면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것은 189대에 불과하다. 경북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경북경찰청은 올해 모두 27대의 내구연한을 넘긴 무인단속카메라를 철거하고, 현재 212대를 운용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교통안전계 관계자는 "연말까지 8대의 무인단속 카메라를 설치할 예정이지만 철거된 나머지 카메라는 당장 예산이 부족해 설치하기 곤란하다"며 "정부와 협의해 내년부터는 일부라도 다시 설치할 방침"이라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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