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의 3대 문장가로 꼽히는 이건창(1852-1898)은 '작문 이론에 답하는 편지'에서 이렇게 썼다. '아름다운 리듬이 없는 글은 죽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어린 나이인 15세에 문과에 합격한 사람이다. '육신사략(六臣史略)'이란 책에서 이건창은 고문받고 있는 성삼문의 입을 빌어 "세종대왕이 세손(단종)을 끌어안고 우리에게 부탁하던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한데 너는 홀로 그 말을 차마 잊었는가?"라고 꾸짖는다.
이 글에서 리듬감이 느껴지듯 골프에서도 리듬은 생명이다. 프로와 아마추어 골퍼의 구별은 부드러움과 리듬에 있다. 골프 입문 1년은 프로 스윙을 모방하는 단계이고, 그 후 1년은 프로의 부드러움을 따라 하는 단계이다. 그래야 비로소 거리와 방향이 좋은 구질을 가질 수 있다. 좋은 스윙에서 거리가 나고, 부드러운 자세에서 정확성이 나온다. 대체로 프로들은 어린 나이에 골프를 시작해서 유연하게 스윙을 만들 수 있지만, 아마추어들은 30대나 40대에 들어서서 골프에 입문하기 때문에 유연성은 크게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공만 많이 치는 우직함은 피하는 것이 좋다. 스윙 연습을 안하고 공만 많이 치는 것은 몸의 경직도를 더 높이는 결과만 가져다 준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이런 스타일로 골프를 친다. 기본에 충실한 스윙보다 자기 몸에 충실한 스윙을 구사한다.
통계적으로 보기 플레이어(90타) 정도를 치는 골퍼가 6% 미만인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다. 7번까지는 손목으로 엎어쳐도 그럭저럭 공이 맞아 나가지만 롱아이언이나 드라이버는 손목으로 쳐서는 정확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맞아도 거리가 나질 않아 필드에서는 별 쓸모가 없게 된다. 이러니 그린에 4온, 5온해서는 90타를 칠 수가 없다. 스윙 궤도를 조금만 이해하고 몸을 만들면 제일 쉬운 것이 드라이버인데도 이론이 없고 체계적인 훈련을 못해서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말처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운동이 골프구나"라고 한탄만 늘어 놓게 만든다.
골프 입문 3개월 동안은 스윙이 좋은 프로의 폼을 무적정 따라 하고 3~6개월은 그 스윙에 맞게 폼을 유지하면서 공을 치면 좋다. 폼이 유지되지 않으면 공을 쳐서는 안된다. 최소한 연습 스윙 3~5번 하고 공 하나 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런 훈련을 1년 정도 하고 나면 기본이 갖추어진 멋있는 스윙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이때부터는 공을 많이 쳐서 공 치는 감각을 키워야 한다. 숏 게임만 되고 필드 경험만 쌓이면 에버리지 80 수준의 실력파 골퍼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USGA(미국골프협회)에서 나온 통계에 의하면 공 하나를 치는 데 10~12분을 사용하는 것이 최고로 좋은 스윙을 만들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내일부터는 연습장에서 공 하나를 치기 위해 10분 이상을 사용해 보길 권한다. 2주 후에는 몰라보게 스윙이 부드러워지고 좋은 스윙이 만들어질 것이다. 현자는 아는 것을 바로 실천하는 사람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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