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은 서민'기업'지방의 아우성 안 들리나

입력 2008-12-04 11:00:20

마침내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 활동 전면 거부로 나왔다. 더 이상 예산 심의고 법안 심사고 안 하겠다는 것이다. 어제 자신들이 불참했는데도 한나라당이 자유선진당과 함께 내년 예산안 심사를 강행한 게 이유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향후 국회 파행의 모든 책임은 청와대에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민주당의 이런 태도는 다급한 나라 사정과 완전히 동떨어진 짓거리이다. 무조건 반대를 하고 투쟁을 해야 선명한 야당이라는 틀에 박힌 사고방식이다. 원론적으로 야당 입장에서는 정부가 짠 예산안에 얼마든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국가 운영에 대한 철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온 나라가 총체적으로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야당으로서 평시 같으면 걸고 넘어갈 문제도 초당적으로 이해하고 협조하는, 성숙하고 대승적인 자세가 절실한 때다. 국민은 그런 유연성을 민주당에 바라고 있다. 여론조사들이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미국이나 일본의 야당들이 경제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모르지 않을 것이다. 부시 정권에서 야당인 미국 민주당은 지난 9월 재무부가 제출한 7천억 달러 구제금융안 처리에 여당인 공화당보다 더 앞장섰다. 여야를 떠나 국가를 먼저 생각한 것이다. 그런 자세가 지난번 대선 승리에 기여했는지 알 수 없으나 국민에게 민주당에 대한 믿음을 주었을 것임은 물어보나마나이다.

지금 세계 각국은 동시에 금융위기 폭탄을 맞고 누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생존게임에 직면해 있다. 우리의 경제상황은 내일을 분간 못할 정도로 나빠지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살길을 세워달라는 아우성이 서민'중소기업'지방에서 빗발치고 있다. 귀를 가진 국회라면 듣고 있을 것이다. 이 판에 선명성 투쟁에나 빠져 있는 야당에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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