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우리도 연극공연 해봤소" 할머니 배우들!

입력 2008-12-04 06:00:00

▲ 춤과 무용으로 무대를 가득 채운
▲ 춤과 무용으로 무대를 가득 채운 '땡땡땡 실버문화학교' 할머니들
▲ 지도강사 채치민
▲ 지도강사 채치민

꿈은 단지 꾸는 것만으로도 아름답지만 꿈을 실현시키는 일은 더욱 행복하다. 지난 11월 28일 대구 수성문화원 아트홀에서는 연극 공연으로 꿈을 이룬 할머니들로 행복한 시간이 펼쳐졌다. 꿈을 실현시킨 주인공들은 '땡땡땡 실버문화학교'에 입학한 20여명의 할머니들.이 날 할머니들은 실버문화학교 수료 기념으로 1930년대 한국인의 영원한 누이 홍도를 통해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신파극 '홍도야 울지마라' 연극 무대를 선보이며 출연진과 관객은 웃음과 눈물로 하나가 되었다. 연극을 처음 접한 어르신들로 구성되어 13회 남짓한 짧은 연습 기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대사 처리와 노래, 무용에 관객들은 뜨거운 감동의 박수를 보냈다.

주인공 홍도 역을 맡은 김진옥 할머니(62)는 "문화 활동도 처음이지만 배우가 되어 이런 행복한 기분은 난생 처음 느껴본다"면서 "처음에는 대사가 너무 많아 다 외울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아침저녁으로 틈만 나면 열심히 외우고 또 외워 오늘 무대에서는 앞사람의 대사를 놓치지 않고 잘 할 수 있었다"면서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들은 '땡땡땡 실버문화학교'는 수료했지만 이참에 '대구 고모령 효악극단'을 구성해 정기적인 모임과 연습을 통해 내년에는 보다 완성된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각종 행사 참여와 복지시설, 경로당 등 순회 위문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연극을 지도한 전 대구연극협회 채치민 회장은 "처음에는 할머니들이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으로 자신감이 없어 했지만 끝까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워주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할머니들의 열정이 살아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버 인구가 늘어나는 때 창의적인 문화 활동의 폭이 더욱 넓어져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사진 이철순 시민기자 bubry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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