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대명6동 주민자치센터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12시 영어 수업으로 후끈 달아오른다. 이곳에서는 40대 초반에서 60대 후반의 주부 학생 20여명이 2년째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이곳의 영어 수업을 맡은 한수명(67·미국 이름 Johnnie Han)씨는 '인기 짱' 선생님으로 통한다. 30대에 직장일로 미국에 간 후 30년이 넘는 세월을 그곳에서 보낸 덕분에 그는 얼굴만 한국인이지 거의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 수업을 해 사랑받고 있다.
한씨는 미국에서의 생활 경험을 살려 철저히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영어를 가르친다. 복잡한 문법을 굳이 어렵게 따지지 않아도 대화가 통하고,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다는 것. 일상 생활 속에서 충분히 대화할 수 있는 짧은 문장들로 수업을 해 학생들은 초등학생처럼 즐거워한다.
한씨는 학교에서 배웠던 짧고 쉬운 문장을 외워 사용할 것을 강조한다. 외국인이 How are you? 하면 같이 How are you? 하면 된다는 것이다. Shall we go?(갈까요), That's all right. (괜찮아요) 등 쉽고 짧은 문장을 자주 이용할 것도 주문하고 있다.
한씨는 수강생들이 오면 가장 먼저 예쁜 영어 이름을 지어준다. 이 덕분에 이곳 수강생들은 Mary, Diana, Vicky, Suzy 등 영어 이름을 갖고 있다.
한씨는 또 매주 월요일 아침 명언이나 영어속담, 안부 등을 영어 문자로 수강생들에게 보내주는 자상함도 보이고 있다. 수강생들도 선생님의 문자를 보고 답장을 보내면서 영문메시지도 능숙하게 처리하게 됐다.
이곳에서 수업한 지 1년 6개월 됐다는 전영자(66)씨는 "평생 영어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영문메시지를 보낼 정도가 됐다"며 "일찍부터 영어 교육을 받은 손자들이 영어로 물어도 요즘은 답해 줄 수 있다"고 좋아했다. 수강생 김동숙(42)씨는 "나중에 사용할 일이 있을 것 같아 영어를 배우고 있는데, 매일 머리속에 지식이 쌓인다고 생각하니 용기가 생긴다"고 했다.
한씨는 2004년 미국에서 보름달을 보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다 한달 만에 모든 것을 정리하고 대명동으로 이사왔다고 전했다.
최유선 시민기자 yousun06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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