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을 밝고 재미있게-이우림·김혜연 개인전

입력 2008-12-04 06:00:00

30대 중반, 새로운 작품세계를 보여주며 화단의 주목을 끌고 있는 작가의 작품전이 나란히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리안갤러리에서 내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이우림의 개인전과 소헌컨템포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혜연전(13일까지)이 그것이다.

두 작가는 2006년 같은 해에 젊은 작가들에게 주어지는 큰 상을 받았다는 공통점 외에 다소 낯설고 대담한 구성의 작품을 통해 일상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는 점도 비슷하다. 대구 출신인 서양화가 이우림은 숲 계단 꽃 등 현실적인 장면을 배경으로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을 등장시켜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한국화가 김혜연은 여성을 소재로 여자의 일생을 위트와 부풀림으로 표현, 다소 만화 같은 밝고 즐거운 맛을 선사한다. 특히 이들은 젊은 미술가 발굴에 세계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흐름에 따라 해외 경매와 국내 경매에서뿐 아니라 각종 아트페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우림은 2006년 21세기 금호영아티스트로 선정된 후 베이징아트페어 싱가포르아트페어 마이애미 바젤아트페어에 출품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꿈과 현실의 몽환적인 세계로 이끄는 그의 작품은 1970, 80년대 여염집 이불 홑청에서나 볼 수 있는 원색의 촌스러운 패턴의 옷을 입힌 인물과 사실적인 주변환경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표정 또한 무언가를 갈구하는 무표정한 자태로 신비한 분위기를 더한다.

작가는 "2002년 이후부터 리얼리티즘에서 벗어나 나만의 심리적인 휴식공간을 찾아나서고 있다"면서 관람객들이 궁금증과 호기심, 상상력을 동원해 그것을 매개로 그림 안으로 들어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2006년 대한민국 청년비엔날레 대상작가인 김혜연의 작품은 여성이 주제다. 여성을 소재로 해서 동시대 여성의 일상을 독특하게 표현하고 있다. 한국화를 전공한 김씨는 전혀 한국화답지 않은 컨템포러리한 면모를 보여준다. 한지와 요철지 위에 그려내는 작가의 그림 속 여인들은 여자들 사이에 묘한 힘의 논리와 위트가 잘 드러나 보인다.

작가는 "한지에 스케치하는 것 또한 무척 어려워 이런 작업을 그만두려 하기도 했다"며 보통 하나의 색을 얻기 위해 30∼40번 칠하고 말리기를 반복한 끝에 얻어낸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은 작가의 작업실이 있는 강릉을 배경으로 바다와 자연의 냄새가 물씬한 일상속의 즐거움을 상상속 여행으로 초대한다. 지난 10년 동안 인물을 그려온 작가는 "조선시대 풍속인물화에서 많을 것을 배우고 새로운 개척지를 발견하게 된다"면서 선이 까다로운 동양화의 기법에서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김순재기자 sj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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