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불똥' 스포츠에 번진다

입력 2008-12-02 08:29:55

대구FC 후원기업 계약 연장 난항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국내에도 큰 여파를 미치면서 프로 축구 구단들이 후원 기업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불똥이 튀고 있다.

대구FC는 최근 내년 시즌에 대비한 마케팅 활동에 들어가면서 올 시즌 주 후원기업이었던 (주)두산건설을 비롯, 주요 후원 기업인 대구은행, 쉬메릭, (주)대구컨벤션뷰로 등과 후원 계약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해놓고 있다. 그러나 이 기업들은 심각한 침체 국면에 있는 경제 상황을 이유로 계약 연장 여부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대구FC는 지역 기업 및 브랜드인 대구은행, 쉬메릭, (주)대구컨벤션뷰로 등은 올해와 비슷한 규모로 계약 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문제는 두산건설과의 계약 연장 여부이다. 대구은행, 쉬메릭, (주)대구컨벤션뷰로 등은 올해 각각 7~8억원을 대구FC에 후원했다.

두산건설은 현재 경기 침체의 직접적 타격을 입고 있는 건설 기업이라는 점에서 계약 연장이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대구FC에 25억원을 후원한 두산건설과의 후원 계약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구FC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대구FC는 두산건설과의 계약 연장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대안으로 다른 중견 기업들을 모색해 본다는 방침이다.

대구FC는 또 100~200만원대의 소액 후원을 포함해 지난해 56개에서 올해 90개로 늘어난 전체 후원 기업 수를 내년에도 유지한다는 목표 아래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올해 후원에 나섰던 기업들은 경제 위기 상황에 따른 어려움을 설명하며 계약 연장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FC 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구와 같은 시민 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우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GM이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지면서 연간 수십억원대를 후원했던 주 후원기업 GM대우의 후원을 다시 받아내기가 쉽지 않게 됐다. 수원 삼성, 울산 현대 등 기업 구단들도 모 기업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 직면하고 있어 후원을 얻는 일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울산 현대는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중이고 수원 삼성 등 기업 구단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기준에 따라 독립 법인으로 전환, 앞으로 자구책을 강구해야 할 처지여서 상황은 갈수록 쉽지 않아 보인다.

최종준 대구FC 대표이사는 "두산건설과의 후원 계약이 연장되길 희망한다"며 "FA컵에서 우승,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경우 후원 기업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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