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부도서관 북미팅

입력 2008-12-02 06:00:00

대구서부도서관이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의 일환으로 지난달 26일과 27일 '북미팅' 행사를 열었다. 26일 오전 10시에는 일반시민 북클럽인 '느티나무팀'과 '수필창작팀'이, 27일 오후 7시부터는 '서부경찰서팀'과 '서부도서관 북클럽팀'이 소설가 박범신의 '촐라체'를 읽고 북미팅에 참가했다.

'서구는 지금 독서중, 책으로 하나 되는 행복도시'를 슬로건으로 열린 이번 북미팅은 지난 10월 초부터 일반시민 및 서구관내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북클럽 참가자를 모집해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행사다. 대구시 서부도서관과 함께 활동하는 북클럽은 현재 총 21개팀이며 일반 시민 7개팀에 67명, 기관·단체 14개팀에 144명이다.

11월 현재 2회째 진행된 북클럽 북미팅에서는 소설 '촐라체'를 통해 각자의 삶을 풀어내고 마음 깊숙이 묻어둔 상처를 끄집어내는 등 자기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히말라야의 한 봉우리인 '촐라체'는 각자가 가진 마음 속 '희망'을 상징한다. 히말라야에는 촐라체보다 더 높은 봉우리들이 많다. 그러나 봉우리의 높고 낮음은 중요하지 않다. 여기서 '촐라체'는 자신만의 봉우리, 자신만의 꿈과 희망을 상징한다. 북미팅에 참석한 사람들은 소설 '촐라체'를 통해 각자의 '촐라체(꿈 혹은 희망)'를 말하고 그 꿈을 향한 각오를 다지는 기회를 가졌다.

같은 책을 읽었지만 북미팅에서 나온 이야기는 소설 '촐라체'에 한정되지 않았다. 다양한 연령과 직업으로 구성된 북클럽에서는 자녀교육, 육아, 결혼, 직업에 관련된 에피소드까지 많은 이야기가 쏟아졌다. 참가자들은 "같은 책을 읽어도 다르게 받아들이고, 각자의 입장에서 다른 감동을 받는 것이야말로 문학 읽기의 가장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

또 '북미팅'은 책을 가까이하는 기회의 장이 되기도 했다. 북미팅에 참가한 서부경찰서 팀은 "평소 업무와 가사로 바빠 좀처럼 책 읽을 틈이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북미팅 행사를 통해 여러 사람들이 같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책읽기가 즐겁고 의욕도 생긴다"고 말했다.

대구시 서부 도서관이 주관하는 '북미팅'은 매회 2개 이상의 북클럽이 참가하며 21개의 북클럽은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1회씩 북미팅을 갖는다. 서부도서관은 지난 10월에 시민투표와 도서선정위원 투표를 거쳐 '촐라체'를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의 대상도서로 선정한 바 있다.

한편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을 처음 시작한 곳은 1998년 미국 시애틀이었다. 그러나 '한 도시 한 책 읽기'로 큰 성과를 낸 곳은 시카고였다. 시카고는 인종갈등과 차별 문제를 다룬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토론하는 운동을 통해 이 도시의 고질적인 인종갈등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성과를 이루었다고 한다. 현재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에서 2003년 서산을 시범사업으로 시작, 순천 청주 원주 부산 등 여러 도시에서 전개되고 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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