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년실업,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

입력 2008-12-01 06:00:00

취업 시즌이지만 세계 금융위기로 인한 실물경제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취업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 막 시작된 세계경제 침체는 장기간 지속된 내수부진과 수출위주의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대외변수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은 '키코(KIKO)' 피해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은 어느 때보다 좁아진 취업문으로 마음이 무겁기만 할 것이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자료를 보더라도 청년 실업률은 6.1%로 전체실업률 3%의 2배가 넘는다. 여기에 취업준비자 및 자발적 실업자를 포함하면 피부로 느끼는 청년실업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렇듯 청년실업이 사회이슈가 되는 상황에서도 중소제조업체의 인력 부족현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기능인력 부족률은 전체 부족률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기업들은 현장인력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년층에 대한 취업난과 인력난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산업수요와 괴리된 인력양성시스템 등 구조적 요인과 고(高)학력화에 따른 높은 취업눈높이,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 등 복합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 졸업자가 대거 배출되고 있고, 전문계 고등학교의 졸업생도 대학진학률이 73%나 돼 기능 인력의 주요 공급원 역할을 상실하고 있는 등 인력수급의 불균형(Mismatching)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이런 실정에서 중소기업청은 인력수급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공고생에게 개별 중소기업 수요를 반영한 교육훈련으로 맞춤형 기능인력을 양성해 중소기업에게 공급하고 있다. 실제로 첫 직장에서의 1년이상 생존율이 '직장체험 무경험자'는 31%인데 비해 '사업 참여자'는 53%로 큰 격차를 보이는 등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직접 체험을 통해 중소기업의 긍정적인 측면을 확산하고자 이공대생을 중심으로 '혁신형 중소기업 현장연수'를 시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업종별 '우량 중소기업DB'를 구축, 정보부족으로 인한 대기업 편중현상 완화 및 양질의 인력이 중소기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처럼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도 미래를 투자할 만한 가치있는 직장임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정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만으로는 일정한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 인재를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 당사자인 취업준비생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을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학에서는 주문식 교육과 같은 산·학 연계를 더욱 강화해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전문계고에서는 취업과 진학의 갈림길에선 학생에게 정확한 진로지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에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유능한 인재가 올 수 있는 직장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 직무교육 등을 통한 성취욕구 충족과 근로여건 개선, 무엇보다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취업준비생은 중소기업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버리고 자신을 냉정히 평가하여 직장을 선택한다면 취업난과 인력난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길이 그리 멀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병근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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