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대구시청에서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국어책임관 회의'가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국립국어원 주관으로 열렸다.
국어책임관 제도는 2005년 국어기본법 제정에 따라 국어책임관을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에 두어 공문서에서 사용되는 어려운 행정용어나 외래어 남용 등의 행태를 바로잡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지자체 문화예술과장이나 홍보기획관 등을 국어책임관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이 제도는 공무원들의 무관심 속에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한글 참 어렵대."라고도 하고 또 어떤 이는 "한글 참 어렵데."라고도 한다. '어렵대'와 '어렵데'에서 '-대'와 '-데'를 혼동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대'는 '누가 ~다고 해'의 뜻으로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 들은 이야기를 '누가 그렇게 말하더라' 하고 듣는 이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팔공산에 눈이 많이 내려 장관이대. 우리 거기 놀러가자."로 쓰인다.
'-데'는 '(내가 겪어보니까)~더라'의 뜻으로 체험한 일을 듣는 이에게 회상해 말하는 것으로 "그 사람 아직도 놀고먹데. 걱정이야."로 활용한다.
"한글 참 어렵대."는 남에게서 들은 이야기이고, "한글 참 어렵데."는 자신이 공부하면서 또는 실생활에서 경험한 어려움을 말한다.
"포함~삼척 간 철도건설 사업예산으로 2008년도에 311억여 원이 배정됐지만 8월까지 22억 원만 집행돼 예산 집행률은 7%에 불과하다." 앞서의 문장에 나오는 '예산 집행률'을 '예산 집행율'로 잘못 표기하고 있는 경우도 가끔씩 볼 수가 있다. '-율'과 '-률'의 구분은 간단하다. '-율'은 모음이나(받침이 없거나) 'ㄴ' 받침 뒤에 이어질 때 쓰인다. '규율' '실패율' '운율' '백분율' 이 그 실례이며 '-률'은 여기에 적용되지 않을 때 사용되는데 '합격률' '정답률' '대응률' 등으로 활용한다.
'-율' '-률'과 마찬가지로 '-열' '-렬'도 똑같이 적용된다. '나열' '분열' '정렬' '직렬' 등으로 쓰인다.
국립국어원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공공기관의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잘못된 언어사용에 대해 1~3점의 벌점을 매긴 결과 무려 평균 577점을 받았다 한다. 그 중 가장 많은 잘못이 '맞춤법과 띄어쓰기 오류'(47.3%)였고, '외래어 남용'(24.3%), 잘못된 호응관계나 외국어투 문장 등의 '문장 표현 오류'(21.3%)가 뒤를 이었다고 하니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이 통탄할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한글 사랑은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하면 안 될까요.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