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8년만에 순채무국 전환

입력 2008-11-29 08:05:09

28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사자'에 나섰지만 지난해 말 이후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계속 빠져나가면서 우리나라가 8년여 만에 순채무국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9월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251억달러로 지난 6월 말의 17억달러에 비해 268억달러 줄었다.

순대외채권이 마이너스여서 순채무국이 된 것은 2000년 1분기(-58억4천만달러) 이후 처음이다.

순대외채권은 2006년 1분기에 1천303억2천만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해 1분기에는 956억2천만달러, 올해 같은 분기에는 131억6천만달러로 줄었다.

한국이 순채무국으로 전환한 것은 대외채권이 6월 말 4천223억4천만달러에서 9월 말 3천999억9천만달러로 223억5천만달러 줄어든 데다 대외채무는 4천206억4천만달러에서 4천250억9천만달러로 44억5천만달러 늘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주식투자의 감소로 대외자산이 감소하면서 순채무국으로 전환한 것으로 한국은행은 풀이했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상환부담이 없는 외채 1천112억달러를 빼면 순대외채권은 861억달러로 계산되므로 표면적인 순채무 수치를 놓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대외채무 가운데 단기외채는 1천894억2천만달러로 6월 말의 1천746억9천만달러에 비해 129억4천만달러 늘었으며, 장기외채는 2천441억6천만달러에서 2천356억6천만달러로 85억달러 줄었다.

이에 따라 단기외채의 비중은 44.6%로 3개월 전의 42.0%에 비해 2.6%포인트 올라갔다.

9월 말 현재 외국인의 대내투자 잔액은 6천957억5천만달러로 3개월 전의 7천787억5천만달러에 비해 830억달러 줄었다.

한편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지수가 나흘째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28일 주식시장은 오랜만에 '주말 신바람'을 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59포인트(1.18%) 오른 1,076.07에 마감됐다. 이날 지수는 미국증시가 추수감사절 연휴로 휴장한 가운데 유럽증시의 상승 소식에 3.36p(0.32%) 오른 1,066.84로 출발한 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에 1,084선까지 올랐지만 개인의 매도 강도가 커지면서 상승폭을 다소 줄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천719억원, 1천996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4천72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사자'에 개인의 '팔자'가 맞서는 구도는 사흘째 계속됐다.

정부가 마련 중인 은행 자본확충을 돕기 위한 계획이 유동성 위기에 몰린 건설사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하면서 신한지주(2.87%) KB금융(0.67%) 우리금융(4.71%) 외환은행(0.98%) 등 은행주와 현대건설(2.45%) 대우건설(3.80%) GS건설(9.78%) 등 건설주가 동반 상승했다. 코스피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첫 거래를 한 NHN도 3.38% 뛰었다.

C&중공업과 C&우방이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대구은행에 각각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를 통한 기업개선작업)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C&중공업, C&우방, C&상선이 하한가로 떨어졌다.

28일 코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3.12p(1.03%) 오른 307.48을 기록,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면서 원/달러 환율은 나흘째 떨어졌다.

28일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1달러값은 전날보다 7.00원 하락한 1,46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엔 환율은 여전히 강세를 이어갔고 오후장에서 100엔당 1,541.45원을 나타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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