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그룹은 IMF 이후 한국 재계에 등장한 대표적인 M&A 그룹이다.
해운업에서 번 자금력을 바탕으로 2000년 이후 우방 등 30여개에 가까운 기업들을 M&A를 통해 계열사로 편입시키며 자산 2조원이 넘는 재계 순위 60위권으로 급성장 해왔다.
C&그룹의 모태는 1990년 설립된 칠산해운이며 임병석 회장(47)은 95년 C&해운(옛 쎄븐마운틴해운)을 추가로 설립했다. 이후 대중국 물류 수송 등으로 자금력을 확보한 뒤 2002년 세양선박(현 C&상선)을 인수했고, 2004년에는 우방(현 C&우방)과 진도(현 C&중공업) 등도 잇따라 사들였다.
이에 따라 불과 4~5년만에 상장기업 5개를 포함해 30여개가 넘는 계열사를 거느리게 됐다. 현재 그룹내 직원 수는 4천여명에 이르며 지난해 매출액은 약 1조3천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뛰어든 조선업이 세계적 불황으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은데다 그룹내 자금줄 역할을 했던 우방까지 주택경기 침체로 부실화되면서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C&그룹의 총 부채는 금융권 차입금 약 8천억원을 포함해 1조3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금융권은 파악하고 있다.
고속 성장을 거듭해온 C&그룹의 발목을 잡은 것은 지난해 8월 목포에 설립한 C&중공업.
올들어 원자재인 후판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확보와 자금압박에 몰린데다 목포조선소 시설확충에 필요한 자금 1천여억원을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지 못해 지난 8월부터 사실상 조업 중단에 들어갔다.
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조선업에 진출했고 당초 금융권에서도 지원을 약속했다"며 "그러나 불과 1년만에 해운업이 세계적 금융 불안으로 침체에 빠져들고 자금조달까지 어려워지면서 그룹 전체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C&우방도 주택경기 침체로 1천700억원 가량의 미분양 대금으로 자금 위기를 겪으면서 지난 9월부터 아파트 공사 현장이 공정률 미달로 잇따라 대한주택보증에 사고사업장으로 등록됐다.
한편, 재계에서는 C&그룹 위기의 밑바탕에는 전문 경영능력 부재도 큰 몫을 한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올 상반기 결산 기준으로 주요 계열사 중 흑자를 낸 기업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전 계열사가 부실 경영 상태에 빠져 있으며 그룹 유동성 위기의 신호가 감지된 이후 계열사 매각에 나섰지만 가격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자구노력' 또한 실패로 돌아갔다.
그룹내 한 임원은 "M&A 를 통해 그룹 덩치는 커졌지만 그룹내 주요 의사 결정이 임 회장과 가까운 몇몇 지인들에 의해 결정될 정도로 문제가 많았다"며 "파행적인 인사와 무리한 사업 추진 등 기본적으로 그룹을 경영할만한 전문성이 부족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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