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세상] 학산야학 고정조 교장

입력 2008-11-28 06:00:00

"가르치는 기쁨도 매우 큽니다."

1998년부터 '학산야학'과 인연을 맺은 학산야간중고등학교 고정조(48·사진) 교장은 "배우려는 열의가 가득한 학생들을 가르치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무역업을 하는 고 교장은 대건고·효성여고 졸업생들이 주축이 된 학산야학 설립 멤버로, 아직까지 활동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대학시절 교사가 되고 싶었던 그는 교직을 이수하고 교사자격증을 땄다.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졸업 후 무역업을 하게 됐다. "가슴 한쪽에는 가르치고 싶은 열망을 간직하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친구들과 의기가 투합돼 학산야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화학과 수학을 가르치는 야학 교사가 된 고 교장은 교감을 거쳐 지난해 8월 투표를 거쳐 교장이 됐다.

"문제풀이 위주의 수업보다는 전인(全人)교육을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소풍이나 체육대회, 졸업여행 등 정규학교와 똑같이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졸업생들이 찾아올 때면 마음이 흐뭇해진다는 고 교장은 "인구 센서스를 할 때마다 최종학력란에 초등학교 졸업이라고 쓰는 것을 부끄러워하던 사람들이 야학의 도움으로 고교나 대학을 졸업하고, 자랑스럽게 대졸이나 고졸로 학력을 기재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를 듣고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했다. 지금도 고등부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고 교장은 "야학 학생들 중에는 남동생이나 오빠의 공부를 위해 자신의 학업을 포기한 아주머니들이 많다"며 "그분들에게 다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린다는 측면에서 야학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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