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구FC의 이근호가 최우수 선수(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MVP는 대부분 정규리그 우승팀이나 챔피언 팀에서 배출돼 왔지만 올 시즌에는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대구FC의 이근호가 활약상이나 인기도를 고려해 볼 때 빠질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 시즌 MVP 후보는 정규리그 우승팀 수원 삼성의 외국인 스트라이커 에두와 골키퍼 이운재, 플레이오프전에 올라 있는 FC서울의 데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후보로 거론될 만한 성남 일화의 두두는 팀이 6강 플레이오프전에서 탈락했다. 또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있는 울산 현대의 루이지뉴가 후보에 이름을 올릴 만 하지만 전북 현대에는 딱히 내세울 만한 선수가 없어 보인다.
에두는 올 시즌 12골로 득점 4위, 데얀은 14골로 득점 2위, 두두는 15골로 득점 1위에 올랐다. 이운재는 컵대회 포항 스틸러스와의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때 눈부신 선방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정규리그 26경기에서 24실점으로 경기당 1실점 미만의 방어력을 보였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들이 웬만큼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않으면 최우수 선수가 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올 시즌 에두와 두두 등 외국인 스트라이커들이 강력한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데얀과 에두가 남은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면 수상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 지금까지 역대 26명(2명 공동 수상 1회)의 최우수 선수 중에서 외국인이 MVP가 된 것은 2004년 나드손(수원)과 지난해의 따바레즈(포항)가 유이했다.
이들에 비해 이근호는 강한 인상을 남긴 선수로 평가받을 만 하다. 이근호는 올 시즌 11골로 득점 5위에 오르면서 국내 선수 중 최다 득점을 올렸고 대구의 '공격 축구'를 이끌면서 축구 팬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었다. 프로 통산 1만호 골의 주인공으로 예상되는 등 각종 축구 관련 설문 조사에서 1위를 달렸고 인기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을 앞지르기도 했다. 월드컵 예선전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과 사우디 아라비아 전에서도 잇따라 골을 터뜨리며 주가는 최고로 치솟았다.
그러나 이근호는 대구FC가 11위에 머무른 것이 발목을 잡는다. 우승 팀 소속이 아닌 선수가 MVP가 된 경우는 1999년 당시 부산 대우 로얄즈의 안정환(부산 아이파크)이 유일했고 당시 부산의 성적도 2위였다. 또 2005년 신인상을 받은 박주영(당시 FC서울)은 강한 인상을 심어준 최고 인기 선수였지만 챔피언팀인 울산 현대의 이천수에게 최우수선수상을 넘겨줬던 전례도 있다.
문제는 선정 방식. MVP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각 구단으로부터 최우수선수 추천을 받은 뒤 기자단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기자단 투표는 팬들의 감성적인 지지와는 다르게 냉정한 잣대를 들이댄다. 그러나 기자단 투표의 맹점도 있다. 투표권은 서울 지역 언론사 기자들에 있으며 이 중에는 영향력이 미미한 언론사의 기자들이 서너장의 투표권을 행사해 상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측면도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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