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을 잡아라.' 대구 오리온스가 27일 오후 7시 홈에서 난적 안양 KT&G와 만난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격을 무기로 어느새 1위(7승3패)로 올라선 안양 KT&G와 맞서기 위해서는 포인트가드 주희정(31)을 저지하는 것이 필수. 그 다음은 빠른 공격으로 맞불을 놓을지, 템포를 조절해 경기를 펼칠 지 결정하는 것이다.
KT&G의 팀 속공은 57개로 서울 삼성(41개)을 제치고 1위다. 야전 사령관 주희정(13.2점 8.4어시스트)이 빠른 공격의 시발점. 외국인 선수 캘빈 워너, 마퀸 챈들러의 키가 모두 196.5㎝로 크지 않아 높이에서 열세지만 스피드로 만회한다. 주희정의 손에서 속공이 시작될라치면 워너와 챈들러는 이미 상대 코트로 질주한다.
오리온스는 주희정과 KBL 최고의 포인트가드 자리를 놓고 다투는 김승현의 컨디션이 관건. 주희정은 서른 줄에 접어들었지만 야구처럼 농구도 더블 헤더를 했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무쇠 체력과 빠른 몸놀림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김승현은 허리와 허벅지 부상으로 고생 중이다. 오리온스 역시 빠른 공격이 주무기지만 김승현이 없으면 창끝이 무뎌진다. 김승현이 제 컨디션이라면 주희정과의 맞대결은 누가 최고의 속공 지휘자인지를 가리는 명승부가 될 전망이다.
김승현의 뒤는 김영수와 정재홍이 받쳐야 하는데 이들은 몸놀림이 빠르지만 속공 전개 능력은 김승현, 주희정에 못 미친다. 때문에 속공보다 신장의 우위를 이용한 공격에 보다 비중을 두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경기에서 조직적인 플레이와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살아나고 있어 충분히 기대해볼 만한 전략이다.
이동준과 가넷 톰슨이 활발한 플레이를 펼친다면 오리온스의 승산은 한결 높아진다. 오리온스의 가넷과 크리스 다니엘스는 모두 200㎝가 넘어 KT&G의 외국인 선수보다 신장에서 우위에 있는데 외국인 선수가 1명밖에 뛰지 못하는 2, 3쿼터에서 가넷 또는 크리스와 이동준이 호흡을 제대로 맞추게 되면 KT&G가 수비하기 힘들어진다.
최근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이동준은 기대할 만하지만 문제는 가넷. 높이와 스피드를 고루 갖췄지만 플레이에 기복이 있다. 11경기를 치른 가넷은 최고 31점을 넣으며 폭발적인 화력을 선보인 적이 있는 반면 그 중 3경기에선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무릎이 좋지 않아 이따금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김태훈 오리오스 경기운영 과장은 "가넷은 지금 상태로도 다른 나라 리그에서 잘 뛰었다며 괜찮다고 말한다. 키가 큰 선수가 가넷, 크리스, 이동준뿐이어서 가넷을 쉽게 교체하기도 어려워 부상이 심각해지지 않는다면 가넷과 함께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26일 홈경기에서 창원 LG는 서울 삼성을 94대74로 대파, 3연패 탈출에 성공했고 인천 전자랜드는 부산 KTF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97대91로 이겼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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