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들로 인하여 지난 한 달여간은 꽤 짭짤한 시간이 있었다. 문학과 영화 그리고 음악으로 심리치료의 효과를 만들어 내는 특이한 콘서트에도 갈 수 있었고, 총 러닝시간이 500여분이 넘는 영화 대부 시리즈를 저녁 8시부터 밤을 꼬박 새워 새벽 6시까지 보는 작은 영화제에도 갔었고 또 휴일 날 작은 딸아이와 공원을 찾았다가 세계의 기아현황을 볼 수 있는 사진전과 공연행사 역시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시간을 통하여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절체절명의 순간 속에서 빚어지는 사랑이야기를 통하여 나 자신의 사랑이야기와 비교해보고,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고독과 외로움을 함께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우울증의 분량은 어느 정도일까 생각도 해보고, 단순한 이익추구보다는 의리와 명분으로써 거대한 조직을 꾸려나가는 마피아 이야기를 통하여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사회와 비교도 해보고 너무 오랫동안 굶주려서 얼굴에 난 상처에 파리가 앉아 있어도 그것을 못 느끼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가 어떤 새로운 생각들을 하게 될까 궁금해 하기도 하고.
즉, 우리는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이 만들어 놓은 작품, 행위를 통하여 결국 나 자신을 돌아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돌아보는 시간이 그냥 스쳐가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야기들을 통하여 나 스스로 감히 외부로 꺼내놓지 못했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객관화하여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아하, 나 혼자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과 동시에 정신적, 심리적 건강함을 되찾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특별한 장르의 특별한 아티스트에 대한 작품들을 통시적으로 보는 것은 나의 삶과 일일이 비교해 볼 수 있어 좋고,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행위를 들여다보는 것은 나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있었던 나도 모르던 어떤 새로운 일깨움이 있어 좋다. 작품들을 통하여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나와 타인, 사회와 국가 그리고 세계와 역사와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러고 난 다음 우리는 새로운 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렇게 볼 때, 예술 감상 행위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적인 의미를 벗어나 내 삶의 동반자와 같은 인격체적 존재가 된다. 그리고 이 동반자는 내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서 제한되기도 하고 세계를 향해 열려있기도 한다. 유명하고 유행을 타는 큰 제목의 무엇보다 지금 나에게 가장 매력있게 와 닿는 제목이 있으면 그것이 책이든, 영화이든, 연극이든, 길거리 행사이든 한번쯤 적극적으로 참여해보면 좋을 듯하다.
김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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