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박기훈씨 논문 국제저명학술지 '비교생화학생리학회지' 에 실려

입력 2008-11-21 10:31:48

교수도 어렵다는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저널에 학부생 논문

▲박기훈씨가 지도교수인 조경현 교수와 포즈를 취했다.
▲박기훈씨가 지도교수인 조경현 교수와 포즈를 취했다.

영남대 학부생이 교수들도 어렵다는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국제저널에 제1저자(First Author)로 논문을 발표해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영남대 생명공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박기훈(23)씨가 쓴 미국 흰불나방(Hyphantria cunea)에서 추출한 단백질이 생명공학기술로 변형되면 동맥경화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음을 최초로 밝혀낸 논문이 국제저명학술지인 '비교생화학생리학회지'(comparative biochemistry and physiology) 2008년 12월호에 실리게 된 것. 학부생이 논문 주저자로 SCI급 국제학술지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비교생화학생리학회지'는 미국 '엘스비어'(ELSEVIER)사에서 발행하는 학술지로, 관련분야 임팩트팩터 2위로 평가되는 국제저명학술지이다.

박씨는 지난해 말부터 졸업논문 준비에 나서 단 하루도 빠짐없이 사람 혈청 단백질과 미국흰불나방 단백질의 기능과 구조 비교실험에 매달렸다. 그 결과 동맥경화 세포 모델에서의 효능 평가를 위해 '세포와의 동거'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동맥경화 치료제 개발의 단초를 찾아냈고, SCI급 국제저명학술지에 이름까지 올리는 영광을 얻었다.

매일 오전 8시에 등교해 오후 9시가 넘어야 연구실을 떠나는 박씨에게 친구들은 '생명공학부 칸트'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로, 그는 연구에만 매진했다. 박씨는 "어릴 때 영화 '쥐라기공원'을 보고 관심이 생겨 생명공학으로 전공을 선택했지만 처음에는 영화와 현실이 너무 달라 힘들었다"며 "하지만 실험을 하면 할수록 희열을 느꼈으며 이젠 하루종일 연구를 해도 힘들거나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심혈관질환의 조기 진단 키트(kit) 및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돌연사의 주범인 심혈관질환은 성인인구 60% 이상이 잠재적 요인을 지니고 있으며, 단일질환으로는 사망률 1위인 심각한 질병이기 때문.

박씨는 "심근경색은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야 진단 가능한 질병이라, 조기 예측 및 진단을 위한 키트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며 "지난 여름방학부터 심근경색 바이오마커(bio-marker) 개발을 위한 심근경색환자와 정상인의 혈액 비교연구를 하고 있는데 연구를 마칠 경우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와 가족에게 희망과 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SCI(Scientific Citation Index)=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지수를 뜻하는 용어로, 1960년대부터 미국 과학정보연구소(ISI)라는 사설기관이 국가의 과학기술력을 나타내는 척도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SCI급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보관할 가치가 있고 다른 사람들이 인용하거나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인정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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