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정의 별의 별이야기]M이민우

입력 2008-11-20 14:10:56

이 남자, 보여주고 싶은 게 너무 많다. 가수·작곡가·작사가·프로듀서·연기자·사업가까지. 그룹'신화'출신 M이민우(29)의 행보는 여느 아이돌 그룹 출신 연예인들의 모습과 사뭇 다르다.

이민우는 최근 자신이 프로듀싱한 솔로4집 앨범 '엠라이징(M Rizing)'을 내놨다. 자신의 앨범 레이블인 '엠 라이징'을 그대로 음반 제목으로 썼다. '엠 라이징'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직접 프로듀싱 했지만 과거 세 장의 솔로 앨범과 달리 자작곡 비중을 크게 줄였다. 이현도, 용감한 형제, 이영준 등의 작곡가들이 참여해 다양성을 살렸다. 가사는 이민우가 주로 썼다. 수록곡 가운데 8곡의 가사가 그의 작품이다.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어요. 믹스&매치(Mix&Match)가 잘 됐다고나 할까요. M이민우의 컨셉트를 잡아가는 싸움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앨범이라고 보시면 되요. 다양한 음악에 확신을 갖고 싶어서 시도 했습니다."

타이틀곡 '남자를 믿지마'는 빅뱅의 '마지막 인사' 태양의 '나만 바라봐'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어쩌다' 손담비의 '미쳤어' 등을 작곡한 용감한 형제의 작품이다.

'남 주기는 아깝고 나도 갖기는 싫고, 연애하기는 좋아. 이런게 남자야 나는 나쁜 놈이야. 이렇게 비겁한 남자를 믿지 말어'('남자를 믿지마' 가사 중)

'남자를 믿지마'는 태양의 곡 '나만 바라봐'의 연장선상에 있는 '나쁜 남자' 이야기다. 익숙한 이야기라 쉽게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태양의 노래가 히트를 기록한 뒤라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장르도 비슷하고 가사 내용도 연장선상에 있는 게 맞죠. 그런데 꼭 '나만 바라봐'가 히트를 쳐서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정한 건 아니에요. 사우스 장르의 음악은 저도 원래 좋아했으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타이틀곡 선정이 만족스럽습니다."

이민우는 이 노래를 발표하면서 남자 팬들을 많이 얻게 됐다. "의외로 가사에 공감하는 남자가 많은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떤다. 음반 발매 후인 9월말 열렸던 공연에서도 과거보다 남자 팬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팬들이 다양해지고 있어서 기분 좋아요. 아시아 팬뿐 아니라 서구 관객도 공연장에 있었어요. 캐나다인이랑 프랑스인이라고 하더라고요. 지금까지는 제가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 여자 팬들이 많았는데 앨범이 한 장 한 장 나오면서 팬층이 다양해져요. 제가 원하는 바이기도 하고요."

자칭 '공연 마니아'인 이민우는 볼거리 많은 공연을 펼치는 가수로도 유명하다. 그만큼 이민우 자신도 공연에 대한 애정이 깊다. 수천 명 관객을 쉽게 동원하는 가수이면서도 팬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하기 위해 클럽 공연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번 앨범 역시 새롭게 보여줄 공연을 머리 속에 그리며 만들었다.

"'가면 무도회'는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를 보고 떠올린 곡이에요. 이 노래를 부르며 아마도 무도회같은 무대를 꾸미겠죠. 이어서 스윙곡인 '윙크쇼'가 연결되는 거고요. 그간 제가 발표한 노래 가운데 스윙 장르가 없었어요. 앞으로는 이 노래로 스윙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의 여백'은 피아노 한 대를 놓고 꾸밀 저 혼자만의 무대를 생각하고 수록했어요."

이민우는 신곡을 통해 더 다양한 무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며 한껏 들뜬 모습이다.

"한마디로 'M쇼'같은 공연을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공연에서도 티켓값이 아깝지 않다는 얘길 많이 들었어요. 기분 좋은 칭찬이죠. 이번 앨범은 '다양성이 가미된 퍼포먼스 앨범'이라고 하고 싶어요. 공연을 위한 앨범인 셈이죠."

이민우는 12월 17,18일 일본 도쿄에서의 콘서트와 31일 연세대 대강당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음악만으로 바쁜 이민우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열심히 출연한다. TV를 틀면 여러 채널 중 한 군데에서는 그의 모습이 비친다.

"무대는 내 안방이고 놀이터죠. 퍼포머이고 뮤지션인 제 모습은 무대에서 보여 드려요.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제 성격과 평소 모습을 보여주죠. 어떤 때에는 활발하고 어떤 때에는 애교도 많은, 그런 성격을 편하게 보여드리는 거예요. '연예인'으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되거든요."

이민우는 부모님 때문에 TV 프로그램에 열심히 나갔다는, '효자'다운 얘기도 한다.

"MBC 시트콤 '논스톱5'에 출연한 것은 부모님 때문이었어요. 앨범 작업 할 때 공백이 길어지니까 가족들이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부모님 주변의 고향 분들은 TV에 안나오면 활동을 안 하시는 줄 아세요. 부모님을 위해서 시트콤에 출연했죠. 그랬더니 고향 남원에서 "잘 보고 있다"고 전화가 많이 왔어요."

얘기가 나온김에 연기자 활동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민우는 '논스톱5' 외에도 '원탁의 천사' '긴급조치 19호'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있잖아요. 타이밍이 잘 맞으면 군 입대 전에 연기도 하겠죠. 연기에는 마력이 있어요. 이민우 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연기를 꼭 해보고 싶어요. 뮤지컬에도 출연하고 싶은 꿈이 있고요"

연기 뿐 아니라 이민우에게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수북하게 쌓였다. 자신의 공연을 기획했던 노하우로 남들의 공연도 기획해보고 싶고, 자신의 패션 브랜드인 '울프M' 사업도 계속 추진해야 한다.

"패션 브랜드도 지금보다 더 크게 만들 계획이에요. 비즈니스로도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음악과 패션을 어떻게 섞는지 지켜봐 주세요."

말만 들어도 바쁜 이민우. 그럼 연애는 언제 할까. 데뷔 후 종종 동료 연예인들과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요즘은 음악하고 연애를 하죠. 여자 얘기는 일부러라도 하지 않으려고요. 다들 그 얘기에만 관심을 기울이시니까 좀 부담스러워요. 좋은 일 생기면 말씀드릴게요."

요즘 나이가 차면서 신화 멤버들이 하나 둘 군대에 가고 있다. 에릭이 이미 입대했고 김동완이 17일 입대를 앞두고 있다. 이민우 역시 내년께 입대를 해야 한다. 입대 전 마지막 해인 2008년은 이민우에게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한 시기였다.

"부담도 컸지만 보람된 일도 많았다"는 게 이민우의 자평이다. 한국 나이로 서른을 맞은 이민우의 2008년은 그가 너무나 사랑하는 '무대'로 막이 내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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