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상용화 맞춰 무한경쟁 돌입
이번달부터 시작된 IPTV(인터넷TV·Internet Protocol TV) 상용화에 맞춰 업체들이 요금경쟁, 콘텐츠 확보, 부대 서비스 개발 등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IPTV 업계 '빅3'인 KT와 SK브로드밴드(전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LG파워콤)의 내부 경쟁은 물론 IPTV에 대응해 케이블TV 업계의 요금할인 경쟁도 시작됐다.
KT대구본부 박수홍 홍보팀장은 "IPTV업체들이 출혈경쟁을 자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시장상황은 어쩔 수 없이 저가 경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의 기(氣) 싸움이 볼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케팅 대전=LG데이콤 계열사인 LG파워콤은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앞두고 17일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유가증권신고서'에서 IPTV 서비스 표준요금을 가입설치비 2만원, 월 수신료 1만3천원, 셋톱박스 월 임대료 7천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KT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약관승인을 받은 가입설치비 2만4천원, 기본형 월 수신료 1만6천원, 셋톱박스 월 임대료 7천원에 비해 낮은 금액. KT는 3년 약정의 경우 가입설치비 무료, 셋톱박스 임대료는 1년 약정시 5천원, 2년 3천원, 3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12월 중순 상용화 서비스 예정인 SK브로드밴드도 KT와 비슷한 수준의 요금정책을 펼 것으로 알려졌다. IPTV 3위 사업자인 LG데이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약정연한에 따라 할인폭을 경쟁사보다 늘린다는 방침이어서 IPTV 서비스 요금은 업체별로 편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LG데이콤 관계자는 "경쟁사에 비해 확보한 콘텐츠가 적어 선호하는 채널만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아라까르트)이 정해질 때까지 당분간 싼 요금을 무기로 시장을 집중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데이콤의 myLGTV 가입자는 4만6천명 수준, 확보한 콘텐츠는 1만편 정도로 가입자가 80여만명, 콘텐츠가 8만편인 KT나 SK브로드밴드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IPTV에 대항해 디지털케이블 방송으로 승부수를 띄운 케이블업체들도 저가경쟁을 시작했다. 씨앤앰은 일부 지역에서 기존 아날로그 서비스 비용으로 디지털 케이블로 전환해주고 있다. 1만6천∼2만4천원인 디지털방송서비스 비용을 9천900원대까지 낮춘 지역도 등장했다. 티브로드, CJ헬로비전 등도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번호이동) 등을 결합한 결합상품의 할인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부가서비스 경쟁=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SK브로드밴드(브로드앤TV)다. 다양한 프로그램 콘텐츠 확보와 게임, 은행 등과 제휴를 맺으며 IPTV 점유율 확보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피겨스타 김연아 선수의 경기모습을 독점계약, 김 선수의 경기모습을 담은 VOD(주문형 비디오)를 제공한다. 지난 1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HD(고화질)사내방송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는 IT업계 중견 기업 디디오넷과 콘텐츠 제공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디디오넷과의 제휴가 관심을 끄는 것은 인터넷 웹과 TV와의 만남이기 때문. 이전까지 IPTV는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한 '다시보기'의 개념이었지만 이달 중순부터 실시간 공중파 방송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인터넷과 공중파를 아우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
이번 제휴로 교육, 음악, 오락 등 다양한 장르의 이색적인 방송이 시도되고 이는 SK브로드밴드(브로드앤TV)의 콘텐츠 다양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 밖에도 브로드앤TV는 IBK기업은행과 제휴를 맺고 은행업무를 집에서 해결할 수 있는 본격적인 TV뱅킹시대도 열어가는 중이다.
IPTV 업계 1위 KT는 콘텐츠 확보를 위해 공중파 방송사들과 협상을 진행중이다. 초고속 인터넷 최대사라는 강점을 갖고 SK브로드밴드의 영업정지 기간 중에 IPTV업계 1위를 차지한 KT 메가TV는 연말까지 '30만 가입자 확보'계획을 세웠다. 다만 KT의 고위직 임원들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어 공격적인 마케팅은 삼가고 있다. KT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점유율 44.7%(2008년 8월 기준)를 차지하고 있고 올해 안에 50Mbps급 시설망을 77%로 확충한다는 계획. 50Mbps급 이상이 되면 실시간 방송이 가능하므로 업체 가운데 가장 앞선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특히 공중파 방송사들과의 협의를 통해 가장 먼저 실시간 방송을 해 선점 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데이콤의 myLGTV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가입자 수가 4만5천명에 그치고 있다. 경쟁사인 브로드앤TV와 메가TV에는 못 미치는 실적. 그러나 사업 초기인 점과 초고속 인터넷, IPTV 그리고 인터넷 전화 등이 인터넷을 매개로 한 결합상품인 점을 감안할 때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LG데이콤은 LG파워콤 상장 후 초고속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IPTV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인터넷 시장이 포화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IPTV는 인터넷 신성장동력이자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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