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아스날 닮은 꼴 호펜하임 돌풍

입력 2008-11-19 08:28:10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무명 팀 TSG 1899 호펜하임의 돌풍이 뜨겁다. 호펜하임은 13라운드 경기가 진행된 분레스리가에서 9승1무3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레버쿠벤(9승1무3패)과는 승점이 같으며 골득실차에서 1골 뒤지고 있을 뿐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무명팀 헐시티의 돌풍도 화제지만 호펜하임의 대약진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헐시티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6위를 달리고 있다.

팀 창단 109년만에 처음 1부리그에 진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호펜하임은 올 시즌 개막전에서 코트부스를 3대0으로 완파한 이후 뮌헨글라트바흐(1대0), 프랑크푸르트(2대1승), 하노버96(5대2승), 함부르크(3대0승), 보쿰(3대1승), 칼스루허(4대1승), 볼프스부르크(3대2 승) 등을 꺾었고 이영표의 소속 팀인 강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4대1로 대파했다. 호펜하임은 이겼을 때도 그렇지만 바이에른 레버쿠젠(2대5패)과 베르더 브레멘(5대4패), 헤르타 베를린(0대1패) 전 등 패한 경기에서도 득점을 많이 할 정도로 공격적인 팀이다. 슈투트가르트와는 0대0으로 비겼다. 13경기에서 34득점을 기록,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팀이 바로 호펜하임이다.

호펜하임은 인구가 3천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마을로 축구 보다는 자동차 F1 경주로 유명한 지역이었다. 축구 실력은 우리나라로 치면 조기 축구와 실업 축구를 오가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지역 출신인 거부 기업가 디트마르 호프가 구단주로 취임, 대대적인 투자를 한 결과 전력이 급상승하면서 1부리그로 올라섰고 가장 주목받는 클럽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홈구장 관중 수용 규모가 6천500여명에 불과하나 내년에는 2만6천여명 규모의 새 홈구장을 가질 예정이어서 1부리그 클럽으로서 제대로 된 면모도 갖추게 된다.

호펜하임 돌풍의 중심에는 2년전 부임한 랄프 랑닉 감독이 있다. 호프 구단주의 요청으로 팀을 맡게 된 그는 하노버 96, 샬케04 등의 명문 클럽을 이끌었던 명장 답게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거나 영입, 평균 23세의 강팀을 만들었다. 브라질 청소년대표 출신인 카를로스 에두아르두, 세네갈 대표 출신인 젬바 바, 나이지리아 대표 출신인 시네두 오바시, 보스니아 대표 출신인 세야드 살리호비치, 베다드 이비세비치 등이 호펜하임의 공격을 이끌고 있고 이 중 이비세비치는 14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랑닉 감독은 잉글랜드 아스날의 아르웬 웽거 감독처럼 '영 건'들을 조련, 톱니바퀴처럼 정교한 조직력과 빠른 공격 축구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호펜하임은 3위인 전통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 등 앞으로 많은 난관들이 있지만 그 돌풍이 쉽사리 꺼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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