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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을 정리할 때면 괜히 씁쓸해진다. 왜 입을 옷이 없는 걸까. 분명히 지난해 이맘 때도 옷을 입고다녔는데 말이다. 또 몇 년째 옷장 안에 방치돼 있는 옷들을 버릴 법도 한데 한사코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나도 모르겠다. 그때의 젊음, 처음 입었을 때의 만족감, 그런 기억들이 몸 한쪽을 맴돌기 때문일까. 그래도 아내는 버리라고 한다. 어쩌면 몇 조각의 기억을 버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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