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만들기 33년 "전통악기 맥 이어야죠"

입력 2008-11-18 06:00:00

칠곡 백은종씨 전승공예대전 수상 등 경력…해외서도 주문 쇄도

▲ 33년째 전통악기의 맥을 잇고 있는 백은종씨가 국악기 공장에서 전통악기, 북을 만들고 있다.
▲ 33년째 전통악기의 맥을 잇고 있는 백은종씨가 국악기 공장에서 전통악기, 북을 만들고 있다.

잊혀져 가고 있는 전통악기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장인이 있다. 칠곡 지천면에서 고집스럽게도 33년째 북과 장구를 만들고 있는 백은종(51)씨가 그 주인공.

백씨가 전통악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경남 거창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대구에 있던 북공장에서 일하게 되면서부터. 당시 이름난 북 제작자인 송판암 선생 밑에서 북을 처음 배웠고 1987년 대구지방문화재인 김종문 선생으로부터 본격적인 북 제조기술을 터득해 지금까지 한 우물만 파고 있다.

그가 제작하는 작품은 물론 각종 북이다. 요즘은 난타로 잘 알려진 타악기 연주에 쓰이고 있는 일명 '난타 북'을 주로 만들고 있다. 또 관광상품용으로 장식용 북과 장구도 만든다.

백씨의 작품은 거의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북 하나 만드는 데 30여 단계의 공정이 필요한데 20여 공정을 직접 손으로 만든다. 그래서 전국에서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지금은 미국과 캐나다, 일본 등 외국에서도 요청이 들어온다. 지난 2007년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 출품한 '단청북'으로 문화재청장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결혼 당시 '밥이나 먹고 살 수 있겠느냐'는 핀잔을 들을 만큼 힘든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유림'이라는 국악기 제조공장을 차릴 정도로 우뚝 일어섰다.

하지만 자신의 뒤를 이을 전수자가 없다는 게 그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힘든 일을 꺼려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고난을 강요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또 이웃 일본은 북에 대한 관심이 높아 가격도 우리보다 4배가량 더 비싼 데 비해 우리는 전통문화를 너무 소홀히 대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앞으로 실력을 더 쌓아 명장과 국가문화재로 지정받는 것이 꿈이라는 백씨는 "국악문화가 사라지지 않는 한 북과 장구 등 전통악기에 대한 중요성도 더 높아질 것"이라며 "북·장구 전문 전시관을 만들어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전통의 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칠곡·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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