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이 되면 '곶감깎기의 달인'이 된다

입력 2008-11-15 06:00:00

상주 권수환-김교숙씨 부부 7년째 손으로만 작업

▲7년째 손으로만 감을 깎아오며 전통적인 곶감 생산을 고집하고 있는 권수환-김교숙씨 부부.
▲7년째 손으로만 감을 깎아오며 전통적인 곶감 생산을 고집하고 있는 권수환-김교숙씨 부부.

"곶감에도 만드는 이의 혼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아무래도 손으로 직접 깎아 만든 곶감이 최고지요."

7년째 손으로만 곶감깎기를 고집하고 있는 상주시 모동면 신흥리 권수환(44)-김교숙(47)씨 부부. 매년 가을이면 권씨는 감나무에서 감을 따느라 곡예를 하고, 김씨는 한알 한알 정성을 다해 손으로 감을 깎는다. 지난해에는 남들처럼 전자동 곶감기계를 구입해 사용해봤지만, 이들에겐 손작업보다 못했다.

김씨는 요즘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곶감깎기에 여념이 없다. 권씨는 감꼭지 주변을 손질해 김씨에게 넘겨준다. 목장갑을 낀 김씨의 손은 기계만큼 빠르다. 요즘은 하루에 5천여개를 깎는다. 닳아 나가는 목장갑만 하루 열켤레나 된다.

김씨는 일반인들이 한개를 깎을 때 4, 5개를 깎아낸다. 동네사람들은 김씨를 '감깎기의 달인'이라고 부른다. 하루종일 감을 깎으면서도 김씨는 연방 노래를 흥얼거린다. 피곤한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다.

감을 깎을 때 목장갑을 끼는 것도 이유가 있다. 김씨는 "장갑에서 감의 떫은맛이 1차적으로 제거되고, 장갑 덕분에 깎은 감의 모양이 일정하다"고 했다.

좋은 곶감은 감을 딸 때부터 흠집을 내지 말아야 하고, 깎은 후에도 깨끗해야 한다. 이 때문에 권씨 부부는 손으로 감을 따고, 손으로 직접 깎는 일을 고집한다. 손으로 깎은 곶감은 기계로 깎은 곶감보다 촉감이 부드러워 금방 구별이 된다. 물론 손으로 직접 깎아 만든 정성이 들어 있기에 한상자에 1만원 정도 더 받는다.

김씨는 단순히 돈을 더 벌기 위해 손으로 감을 깎는 것이 아니다. 김씨는 "곶감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을 고객들이 알아주기 때문에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했다. 주문 문의는 인터넷(www.sinfarm,com)과 전화(011-308-1338)로 하면 된다.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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