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은 경제 걱정에 잠 못 드는데 정치판은

입력 2008-11-14 10:36:52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13일 발표한 정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14.2%였다. 지난달보다 더 떨어졌다. 경제위기로 정부 여당이 코너에 몰리고 있지만 반사이익은커녕 똑같이 욕을 얻어먹고 있는 꼴이다.

민주당은 경제 살리기만큼은 초당적으로 나가겠다고 여러 차례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지난번 정세균 대표가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갖고 나서도 그런 말을 했었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민주당이 경제위기를 돌파할 대안을 눈에 번쩍 띄게 제시했거나 정부 여당이 내놓은 정책을 전향적으로 검토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바가 없는 것이다. 이 정부가 내놓은 경제정책마다 하나같이 반대 딱지를 붙였다.

물론 야당이 정권이 독선에 빠지거나 정책적 오류를 범하지 않게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은 나무랄 수 없는 기본책무이다. 하지만 그런 야당의 자세와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 것 하고는 번지수가 다르다. 국민은 건전한 비판 대안세력을 바라지 무조건 정부 팔목을 비틀려는 야당을 원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2006년부터 2년째 10%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는 민주당의 인기 추락은 거기에 원인이 있는 것이다. 국민은 경제가 한걱정인데 만날 정치투쟁만 벌여서 어쩌자는 건가.

경제를 살리겠다고 집권해 놓고 헤매는 한나라당은 말할 것도 없다. 당내에서조차 자아비판이 쏟아질 정도로 허구한 날 계파싸움으로 으르렁대는 것도 신물이 난다. 여대야소의 거대 집권세력이 이렇게 무기력해서야 나라가 어디로 가겠는가. 현안마다 당내 의견이 찢기는 여당이 어떻게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내고 정국을 주도하겠는가. 엊그제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이 "지금 한국과 미국의 가장 큰 차이는 정부와 국회, 여당과 야당 간에 초당적 초계파적 협력이 있는지 여부"라고 한 쓴소리를 정치권은 귀담아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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