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12개국 강행군 지지 호소
"세계에너지협의회(WEC)총회가 대성그룹의 모태이자 고향인 대구에서 열린다니 너무 기쁩니다."
세계에너지총회의 대구 유치가 결정된 지난 7일 멕시코시티에서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WEC 부회장)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 회장은 이번 대구 세계에너지총회 유치의 일등공신으로 꼽힐 만큼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이날 최종 프레젠테이션의 서두와 대미를 모두 맡았던 김 회장은 "세계에너지총회 대구 개최가 성사되면 사재를 털어 2만5천달러 규모의 '최우수 논문상'을 시상할 것"이라고 밝혀 특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김 회장은 지난 2005년 WEC 부회장 선임과 동시에 검토에 머물던 세계에너지총회 대구 유치를 공론화했고 지난해 11월 로마 세계에너지총회에서 유치전에 뛰어들었음을 공식 선언했다.
김 회장은 지난 3년간 총 30만km의 여정을 통해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해외 12개국에서 총 110일을 보내며 각국 에너지 리더들을 만나 대구 유치 지지를 호소해 왔다.
하지만 유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신재생에너지 선진국가인 덴마크와 대륙별 안배 논리를 앞세운 남아공에 밀려 유치전 초반부터 한국이 열세를 보인 것.
김 회장은 WEC 부회장을 맡고 있는 장궈바오(張國寶) 중국 국가에너지국 국장과의 돈독한 관계를 활용해 중국, 일본이 대구 유치를 공개 지지하게 함으로써 초반 열세를 급반전시켰다. 또 WEC 주요 오피니언 리더인 영국과 인도의 지지를 유치전 초반에 얻어낸 것도 승세를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 회장은 지난 9월 런던에서 WEC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즈가 공동 개최한 '에너지 리더스 서밋' 행사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WEC 공식행사의 기조연설을 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냈다.
멕시코 집행이사회의 최종 투표를 10여일 앞둔 지난달 27일에는 투표권을 가진 각국 WEC 대표들에게 대구를 지지해달라는 서한을 WEC 부회장 명의로 직접 발송했다. 그 결과 남아공의 가장 강력한 지원군이던 나이지리아가 대구를 공개 지지하겠다는 답신을 보내왔다. 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6일에는 브라질을 비롯한 7개국이 대구를 지지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냄으로써 대세를 완전히 결정지었다.
이로써 투표권을 가진 60개국 중 34개국이 한국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게 됐고 이 중 절반 이상은 김 회장의 유치활동이 이룬 결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국제 규모의 에너지 행사를 수차례 직접 개최 또는 후원하면서 WEC 관계자들을 초청, 한국이 세계에너지총회와 같은 글로벌 에너지 행사를 무리없이 치를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음을 세계 에너지 리더들에게 꾸준히 알려왔다.
대성그룹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일대를 녹지화하는 '그린에코에너지파크(GEEP)' 프로젝트도 이번 세계에너지총회 대구 유치의 수훈갑이다.
김 회장은 "세계에너지총회 유치는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산업과 기후 환경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촉진·강화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국가적 아젠다인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가속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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