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불편 해소…지하상가 활성화가 관건
지하철 2호선 범어역은 범어네거리 서쪽에만 출입구를 두고 있다. 때문에 지하철에서 내려 궁전맨션이나 뉴영남호텔 쪽으로 가려면 지상으로 올라와 횡단보도를 한두 번 건너고 상당한 거리를 더 걸어야만 한다. 범어역 출입구 문제는 2호선 설계 때부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샀으나 당초 계획대로 들어섰다. 주민들의 불편은 수성구청 건너편에 대형 민간 아파트(두산위브더제니스)가 들어서면서야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다. 아파트를 짓는 두산건설(주)과 시행사인 (주)해피하제가 420억원을 들여 범어역에서 범어네거리 동쪽 끝까지 지하보도를 건설하고 출입구도 범어네거리 여러 곳에 만들어 대구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한 것.
공사 구간은 범어네거리 서쪽 지하철 범어역에서 동쪽 끝까지 371m. 여기에 폭 19~24m, 천장 높이 3m로 지하 보행로를 만든다. 중앙 부분에 광장 2곳(365.43㎡)이 만들어지고 보도 양쪽으로 상가 72개(1천967.4㎡)가 들어선다. 출입구는 범어네거리 교통섬 중 그랜드호텔과 영남호텔쪽에 하나씩, 네거리 동남쪽 삼성증권 건물 좌우, 두산위브더제니스 앞 3곳 등 7곳에 설치된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도 4개씩 설치된다.
2005년 7월 설계에 들어가 2006년 10월에 공사가 시작됐다. 지금은 본선 구간 흙파기 공사가 거의 끝나 지하보도 박스 구조물을 설치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공정률로 보면 49%다. 완공은 내년 11월로 예정돼 있다.
공사를 관할하는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김대묵 본부장은 "공사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어 공기 내에 무난히 끝날 전망"이라며 "준공 즉시 대구시에 기부채납될 예정인데 관리·운영을 어디에 맡기느냐와 상가 조성을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는 그 전에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관리와 운영은 일단 대구도시철도공사에서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지하보도에 공조실 4개와 기계실, 화장실, 집수정 2개 등의 시설이 들어오는데 범어역 업무와 상당 부분 중복돼 범어역 인력을 조금만 보강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 지하보도가 범어역과 연결돼 있어 지하철과 연계한 이벤트 등을 쉽게 추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대구시의 고민은 지하상가 조성에 맞춰지고 있다. 일대에 금융기관, 오피스빌딩 등이 밀집해 있어 특화 상가로 잘만 만들면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상가 각각의 면적이 보통의 지하상가보다 훨씬 크다는 점도 명품점이나 대형브랜드 등의 입점을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애물단지'가 될 공산이 커 전문가 자문과 업계 의견 등을 모아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하보도가 생기면 범어역 이용객이 크게 늘고 지하보도를 이용해 네거리를 통과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은 분명하지만 상가 활성화는 별개의 문제"라며 "준공까지 남은 1년 동안 상가와 지하광장, 부대시설 등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건설 못지않은 과제"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