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임기중 발행 사실상 포기
고액권 발행 계획이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돼왔으나 5만원짜리는 나오고 10만원짜리는 모습을 나타내지 못할 전망이다. 10만원짜리 발행이 무기 연기될 것이라는 예측이 공식화되고 있는 것.
때문에 오랫동안 논의를 거쳐 확정됐던 10만원짜리 고액권 발행계획이 갑작스레 연기된 이유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10일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5만원짜리 고액권 시제품은 연말까지 공개될 예정이지만 10만원짜리 고액권 작업은 지난 9월부터 중단된 상태라는 것.
고액권 발행 작업에 대한 논의는 지난 2006년 12월 국회에서 '고액권 화폐 발행을 위한 촉구 결의안'이 의결된 이후 본격화됐고 한국은행은 지난해 5월 정부와 협의를 거쳐 고액권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해 11월 10만원권은 백범 김구, 5만원권은 신사임당으로 인물 도안을 확정했고 12월에는 10만원권의 보조소재로 대동여지도 등을 선정했다.
정부 승인과 금융통화위원회 의결을 거쳐 지난해 12월 31일 디자인이 확정됐고 올해부터 조폐공사는 시제품 제조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다가 최근 10만원권 발행 작업이 돌연 중단된 것.
재정부와 한국은행은 10만원짜리 고액권 발행중단 이유와 관련, 뒷면에 들어가는 대동여지도 목판본에 독도가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갈등, 국민적 정서 등을 감안할 때 10만원권에 독도를 그려넣어야 하지만 이렇게 되면 대동여지도를 조작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
어려운 경제 여건상 10만원권 발행이 시급하지 않다는 점도 이유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독도가 문제라면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다른 도안으로 변경하면 되고,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10만원권 발행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그동안 공론화 과정에서 충분히 나온 의견이어서 무기연기의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인물초상을 이유로 든다. 일부 보수층이 김구가 아닌 박정희 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넣자는 주장을 해왔으며 결국 이 문제가 10만원권 발행작업의 걸림돌이 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것이다.
한편 10만원권 발행 무기연기로 10만원권 발행에 대비한 사전작업을 해오던 금융권이 ATM 이중 투자 등으로 인해 큰 손실을 입게 됐으며 발행작업 연기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표명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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