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71% "위탁급식 불안…도시락 싸준다"

입력 2008-11-07 09:49:11

대구지역 일부 초교 급식중단되자 "번거로워도 안전 선택"

대구 수성구 지산초교는 지난 10월 초 학부모 대상으로 급식관련 설문조사를 했다. 11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급식소 증축 공사로 인해 급식이 당분간 중단되기 때문에 집에서 도시락을 싸주는 것이 좋을 지, 위탁급식을 하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결과는 '도시락을 싸자'는 의견이 70%를 넘었다. 학부모들이 집단 식중독, 멜라민 파동, 유전자변형식품 등 먹을 거리에 대해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학부모 의견을 반영해 이달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일괄적으로 도시락을 싸도록 결정했다.

수성구의 매호초교 또한 급식소 증축 공사에 앞서 지난 9월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도시락을 싸자'는 학부모 의견이 71%를 넘었고 이에 따라 12월 초부터 1개월 동안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싸오도록 했다.

대구의 상당수 초교에서 '엄마표 도시락'이 등장할 예정이다. 이는 급식소 증축 공사에 들어감에 따른 한시적인 조치지만 과거와 달리 학부모들 사이에 자녀 도시락을 직접 싸주자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이다.

대구시교육청은 낡은 학교 급식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학교 급식시설 현대화 사업'에 따라 올해부터 2년 동안 167개교에 대해 급식소를 증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많은 학교들은 겨울방학 전인 이달 중순부터 급식소 증축 공사에 들어가 방학 기간 내에 공사를 끝낸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공사가 진행되면 급식을 당분간 중단할 수밖에 없어 학교들은 외부업체로부터 도시락을 배달받거나(위탁급식), 학생들이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게 하는 등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에 앞서 학교들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대체로 '도시락을 싸자'는 의견이 많았다.

이는 학부모들이 전반적으로 학교 급식에 대해 큰 불신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학부모들은 위탁급식의 경우 식재료와 위생 관리 등에 상당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학부모 김모(42·여·대구 수성구 지산동)씨는 "맞벌이하는 입장에서 도시락을 싸는 것이 번거롭지만 위탁급식의 경우 사고도 많이 발생하고 전체적으로 부실해 도시락을 싸는 데 따른 불편함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지역에 따라 의견이 다르기도 했지만 일부 학교들은 위탁급식을 하자는 학부모 의견이 많은데도 공사 기간 내에 도시락과 위탁급식을 같이 하도록 배려했다. 서구 인지초교는 지난 10월 초 설문조사를 한 결과, 도시락 40%, 위탁급식 60%라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학교운영위에서 '도시락을 싸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만큼 양자택일할 수 있도록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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