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의 공연 찍어듣기] 유·청소년들의 클래식 음악 길잡이

입력 2008-11-07 06:00:00

대한민국창작합창축제/12~14일/수성아트피아

▲ 합창제 참가팀인 대구시립합창단.
▲ 합창제 참가팀인 대구시립합창단.

대구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국제음악제 또는 전국규모의 음악제로는 대구국제현대음악제와 뉴미디어아트페스티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동아시아현대음악제, 대한민국창작합창축제, 한국환경노래보급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환경음악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그리고 격년제로 열리는 영남국제현대음악제 등이 있다. 이들 대부분의 축제는 창작음악의 축제이며, 오페라축제나 뮤지컬축제까지도 창작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있을 만큼 대구는 대한민국 창작음악의 중심지로서 그 위상이 정착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대구 창작음악(현대음악 포함) 부흥의 배경에는 대구가 이런 축제들을 진행할 수 있는 연주능력을 갖추고 있음과 작곡가들의 왕성한 창작활동이 있기에 가능하다. 대구에는 영남, 대구, 동아시아 등의 작곡가협회 외에도 젊은 음악인의 모임, 하나21세기현대음악연구회, 실랑스, 씨날작곡원 등의 작곡연구회와 동인, 그리고 영음회를 비롯한 각 대학 출신들의 창작음악 연구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진영민 이승선 이인식 곽진향 박철하 이철우 등 많은 오페라 작곡가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고, 윤정인을 위시한 많은 뮤지컬 작곡가들의 활동도 대한민국 뮤지컬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초대회장 김황희(환경시인)의 노력으로 시작된 한국환경노래보급협회의 쉽고 아름다운 환경노래 창작보급운동도 현 대구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인 박영호씨가 2대 회장을 맡으면서 그 활동과 범위가 급물살을 타며 확장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초등학교 음악교사들을 중심으로 활성화되어있는 동요작곡운동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고, 작곡가 권태복 교수의 환경노래를 비롯한 여러 작품들이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리는 등 대구의 창작음악계는 동요로부터 대중적 고전음악 성향의 작품들, 그리고 현대음악과 종합예술의 총아라 일컬어지는 오페라의 작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창작활동의 성과를 이루어 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가히 서울 중심에서 탈피하지 못하던 음악창작활동의 중심을 대구로 옮겨 놓았다 할 만큼 대구가 창작음악의 중심지로서 새로운 전성기에 돌입하였음을 보여준다.

창작합창음악의 최대 축제로 전국의 시립합창단을 비롯한 프로합창단, 그리고 어린이합창단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의 대표성 있는 대부분의 합창단들이 참여하여 펼치는 대한민국창작합창축제가 오는 12일(수)부터 14일(금)까지 3일간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다. 특히 합창음악을 즐기는 마니아들에게는 기다려지는 즐거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천편일률적인 작품들이 무의미하게 나열식으로 발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성격의 합창단들의 특징이나 성향들도 살필 수 있고, 예술성 있는 작품들로부터 대중적인 작품들, 간간이 기존의 유명 작품들까지 다양한 합창음악들을 매일 밤 즐기며 들을 수 있어서 즐거운 자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베토벤 바이러스 때문에 클래식음악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하는 분위기를 다음 단계의 음악문화를 디자인하는 입장에서 매우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중적인 것이 저급한 것은 아니지만 특히 청소년들이 보다 정서적이며, 지적이고 고급스런 상상력과 창의력을 제공하는 문화에 친숙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 축제는 특히 유·청소년들이 클래식 합창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도 할 수 있을 만한 음악잔치이므로 가족단위의 축제 참여를 권하는 마음 간절하다.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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