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증시 '오바마 랠리' 오나?

입력 2008-11-05 09:08:43

제44대 미국 대통령 선거의 승자가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 쪽으로 기울면서 '오바마 효과'가 증시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과거사례를 봤을 때 정권교체가 이뤄질 경우, 집권당 정권유지 때보다 선거일이 있는 달의 주식시장 수익률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며 오바마 당선으로 인해 '오바마 랠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최근 며칠 새 '오바마 수혜주'를 찾기 위한 노력이 나타나면서 오바마 수혜주로 알려진 몇몇 종목이 급등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오바마 랠리 올까?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를 내고 집권당 후보의 대선 실패로 정권교체가 발생했던 7차례의 주식시장 수익률을 분석해본 결과, 정권교체가 있었을 때 선거가 있는 11월 미국 주식시장의 평균 수익률이 2.5%를 기록하면서 집권당이 정권연장을 했을 때보다 수익률이 더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집권당이 정권연장을 했을 때는 11월의 평균수익률이 고작 0.04%에 머물렀다.

미국 정권교체가 확정됐을 때 11월 미국 주식시장이 큰 상승을 보였던 원인과 관련, 정권교체가 이뤄진 때에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실업이 증가하는 등 경제상황이 매우 나빴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때문에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주식시장이 큰 폭의 오름세로 반전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유권자들은 정권교체를 통해 경제회생을 기대하게 된다"며 "정권교체에 따른 투자자 기대심리가 호의적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되며, 5개월 연속 하락한 우리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떤 종목이 뜰까?

증시 주변에서는 오바마 수혜주로 불리는 종목이 급등하고 있다. 오바마 수혜주는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헬스케어, 전선, 통신장비주 등이다. 오바마가 대선공약 등에서 밝힌 정책 방향을 종합해보면 이런 종목이 향후 각광받을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해석이다.

4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평산, 용현BM, 현진소재 등 풍력발전 부품업체와 소디프신소재 등 태양광 발전 장비업체들의 주가가 줄줄이 상한가를 나타냈다.

탄소배출권 관련주인 한솔홈데코와 후성, 하이브리드카 관련주인 삼화콘덴서, 삼화전자, 삼화전기 등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라갔다.

대체에너지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건 오바마는 정부가 나서 15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2025년까지 전기의 25%를 재생에너지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가 배아줄기세포 연구 확대를 지지한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조아제약이 4.66%, 메디포스트가 3.97% 오르는 등 바이오 관련주들도 강세였다.

오바마 후보의 외교정책 고문으로 활동하는 앤서니 레이크씨를 지난해 말 수석고문으로 영입한 유아이에너지도 4일까지 나흘 연속 상한가를 달렸다.

◆이런 종목은 위험(?)

오바마 수혜주가 나온 반면 오바마 '피해주'도 나타나고 있다. 증권가에서 대표적으로 오바마 피해주로 소문이 난 종목은 수출 관련주.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면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이므로 수출주는 약세를 보인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수혜주로 분류된 종목이 줄줄이 상한가를 친 4일 대표적 수출주인 삼성전자는 0.39% 하락했고 LG전자 -2.28%, 현대차 -3.66%, 기아차 -3.94%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

오바마 후보는 한국의 무역장벽을 직접 거론하며 "한국에서는 미국차가 많이 안 팔리는데, 미국에서는 한국차가 넘쳐난다"고 말했었다.

대구시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미국 대선이 끝나면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측면에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오바마 수혜주는 근거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따라가기식' 투자는 큰 손해를 낳을 수 있다. 하지만 오바마 후보가 한국의 자동차산업 등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수는 있으므로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는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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