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와서 스타됐어요" 다문화예술단 인기몰이

입력 2008-11-04 06:00:00

▲ 구미의 다문화합창단(사진 위)과 풍물패가 방송 출연과 공연 요청이 잇따르는 등 일약 스타가 됐다. 이창희기자
▲ 구미의 다문화합창단(사진 위)과 풍물패가 방송 출연과 공연 요청이 잇따르는 등 일약 스타가 됐다. 이창희기자

구미 지역 결혼이주여성들이 이끄는 '다문화 어울림 여성합창단'과 '다문화 풍물패'가 스타가 됐다.

다문화 어울림 여성합창단은 지난 9월 27일 구미 동락공원에서 열린 '아시아 음식문화축제'때 데뷔 무대와 지난달 28일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첫 정기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등 뛰어난 활약상이 알려지면서 공연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합창단은 지난달 11일 법무부 주최로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결혼이민자 합동결혼식에 초청, 축가를 불러줬으며 이달 국회 행사와 다음달 경북도 공동모금회 행사 등에 출연 요청을 받아 두고 있다. 이들은 또 내년 봄쯤 베트남이나 중국을 방문, 공연할 계획으로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베트남, 몽골 등에서 시집온 여성 25명과 한국여성 10명 등 35명으로 지난 4월 창단한 합창단은 처음에는 한글 읽는 게 서툴고 발음이 부정확해 어려움이 많았지만 전문가들의 지도와 노력으로 지금은 율동까지 곁들여 가며 못 부르는 노래가 없을 정도다.

구미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의 장흔성 대표는 "출연요청이 쇄도, 스케줄 잡기가 빠듯할 정도"라며 "이주여성들이 합창 활동을 통해 한국생활에 더 빨리 잘 적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문화 풍물패 역시 지난달 5일 금오산 잔디광장에서 열린 '컬러풀아시안 페스티벌'때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른 후 방송출연 등 공연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일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사물놀이 마당 풍물굿 대공연'에 출연해 '영남풍물가락'을 멋드러지게 연주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풍물패는 캄보디아, 중국 등에서 시집온 이주여성 4명과 한국인 주부 봉사자 5명 등 9명으로 구성, 지난 7월 창단했다.

장구 솜씨가 수준급인 소피업(27·캄보디아)씨는 "팔도 아프고 힘들지만 장구채만 잡으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다"며 "장구를 제대로 배워 각종 대회에 자주 출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풍물강사 김대호(46)씨는 "악기도 의상도 없는 상태에서 배움의 의지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소개된 후 방송 출연 및 공연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풍물패 활동을 후원하는 구미가톨릭근로자문화센터의 모경순 사무처장은 "이주여성들이 풍물 배움을 통해 한국생활에 활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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