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업종 빼내 가나" 위기감 최고조 구미 반응

입력 2008-10-31 09:23:17

수도권으로 옮겨가기 쉬운 전자 등 첨단업종 기업체가 몰려 있는 구미지역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한마디로 허탈하다'는 반응들이다. 구미국가산업단지내 LG, 삼성 등 기존 대기업체의 이전은 물론 신규투자 중단과 그에 따른 생산비중 감소, 기업유치 어려움 등으로 지역경제 기반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반발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규투자 중단 및 생산비중 감소 우려=구미산업단지내 LG전자·디스플레이 등 LG계열사 구미사업장들은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LG전자 구미사업장의 TV 등 일부 생산라인이 평택으로 이전한다.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의 생산비중이 파주사업장으로 대폭 이전된다'는 등 이전 및 생산비중 감소에 대한 소문이 올 상반기부터 꾸준히 나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투자전면허용 문제가 불거지자 협력업체 및 경제단체 관계자들 사이엔 "소문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쏟아지고 있다. LG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LG계열사들의 수도권 이전 및 생산비중 감소 소문으로 노심초사하는 상황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 허탈감밖에 들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내년 3월 베트남 생산공장 준공 등 글로벌 전략으로 구미의 생산비중 감소에 대한 불안감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수도권 투자전면허용마저 터져나와 지난해 짓다가 중단된 구미기술센터의 공사 재개를 비롯해 구미에 대한 신규투자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걱정들이 쏟아지고 있다.

구미상공회의소 김종배 부장은 "대기업체들의 이전, 투자 중단 등으로 구미공단은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고, 구미 경실련 조근래 사무국장은 "부동산 투자가치도 없고 교육·문화 등 각종 인프라가 약한 지방에 투자할 기업체가 과연 있겠느냐"며 "정치적 논리로 움직이는 정부정책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업유치 어려움=최근 해평면 일대에 1천만㎡ 규모의 구미국가산업 5단지 조성을 허가받은 구미시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모처럼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라며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투자전면허용에 따른 기업유치 어려움으로 5단지에 입주업체를 다 채워 넣을 수 있겠냐는 것.

구미지역 경제단체 관계자들은 "기업들이 자산 가치를 고려, 투자하는 현실에서 수도권을 놔두고 과연 구미를 비롯한 부동산 투자가치가 낮은 지방에 회사를 차릴 기업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대구경북의 유일한 국가산단인 구미산단의 산업용지 지가상승률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2005~2007년 전국 국가산단의 평균 지가상승률은 12.42%인 가운데 수도권인 인천 남동산단은 30.8%, 파주 출판산단 30.67%, 시화산단 29.26% 등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구미산단의 지가상승률은 2.8%에 불과하다. 구미시 투자유치담당 김용수씨는 "수도권 투자전면허용으로 기업유치에 어려움이 많지 않을까 정말 걱정"이라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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