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세상] '대구의 MK' 시민호출택시

입력 2008-10-29 06:00:00

130명 회원 모두가 주인…승객 서비스 최고 자부

▲ 시민호출택시 소속 회원이 장애인을 택시에 무료로 태워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시민호출택시 소속 회원이 장애인을 택시에 무료로 태워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해 시민호출택시가 분기마다 실시하는 친절교육 모습. 시민호출택시 제공
▲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해 시민호출택시가 분기마다 실시하는 친절교육 모습. 시민호출택시 제공

"대한민국의 택시문화를 선도하는 것은 물론 어려운 사람을 돕는 단체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1997년 대구에서 문을 연 '시민호출택시'(이하 시민호출). 설립 11년을 맞은 시민호출이 서비스가 우수하기로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일본 MK택시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자랑하는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장애인 등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봉사단체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소유주가 1명인 다른 택시회사와 달리 시민호출은 130여명에 이르는 회원 모두가 회사의 주인. 개인택시 기사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낸 회비로 콜센터를 운영하며 손님을 맞고 있다. 회사를 대표하는 회장도 회원들이 선거로 뽑고 있다. 30대 중반부터 60대 초반의 연령층이 회원이며 여성 회원도 7명에 이르고 있다.

고객을 모시느라 몸과 마음이 피곤하지만 시민호출 회원들은 틈을 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열성이다. 흰 지팡이의 날이나 시각장애인들의 행사가 있을 때면 부제에 해당되는 택시 기사들은 장애인들을 무료로 태워주는 봉사를 몇년째 계속하고 있다.

성상규(56) 시민호출 회장은 "수능시험일에는 무료로 수능생을 시험장까지 태워주는 봉사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구석구석 어두운 곳을 찾아 도움의 손길을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체가 아닌 개인적으로 봉사를 실천하는 회원들도 적지 않다. 최준구 회원은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성 회장은 "국제로타리와 함께 홀몸 어르신들을 위한 목욕 및 급식 봉사와 농촌 일손돕기 등 봉사활동의 범위를 더욱 넓혀나갈 생각"이라며 "선진국에 버금가는 택시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시민호출이 선도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손님을 맞는 시민호출 기사들의 고객서비스도 다른 곳과는 차별화되고 있다. 시민호출 회원들은 손님이 택시에 오를 때마다 인사를 하는 것을 꼭 실천한다는 것. "안녕하세요" "어서 오십시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등이 가장 많이 하는 인사말. 또 하얀 드레스셔츠에 검은 바지, 그리고 깔끔하게 맨 넥타이로 기사의 복장을 통일, 손님들에게 깔끔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밤늦게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들을 위해 택시에서 내려 집에 들어가기 전까지 전조등을 켜주고, 집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도 시민호출만의 고객 서비스다.

손님들이 택시에 두고 내린 귀중품을 찾아주는 데에도 정성을 다해 "시민호출에 두고 내린 물건은 반드시 되찾을 수 있다"는 평판도 듣고 있다. 손님이 두고 내린 현금 2천만원을 되찾아준 회원도 있고 금시계, 현금, 휴대폰 등 주인을 찾아 되돌려준 귀중품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또 곽병원 등 대구지역 병원 10여곳에 업무용 택시로 운행을 하고 있다.

또한 시민호출이 자랑하는 것은 배기량 2천700cc가 넘는 고급 차종만으로 택시를 운행한다는 것. 에쿠스, 체어맨 등 일반인들이 좀처럼 타보기 어려운 고급차들도 있고 가장 낮은 등급이 오피러스, 다이너스티, 그랜저 등이다. 고급차라고 해서 택시요금이 비싼 것은 결코 아니다. 성 회장은 "고급차로만 택시를 운행하는 것은 우리 회사가 전국에서 유일하다"며 "일반택시와 같은 요금으로 고급차를 탈 수 있어 고객들이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시민호출은 인성, 건강, 가족관계, 용모, 이력 등 다방면에 걸쳐 엄격하게 심사한 후 회원 가입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회원이 된 후에도 분기별로 한번씩 회사에서 실시하는 친절교육을 꼭 이수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인성 함양은 물론 복장이나 교통 법규 등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이 이뤄진다. 엄격한 '페널티 제도'를 실시해 손님으로부터 불편 신고를 받은 경우 처음에는 경고를 주고, 경고 2회 이상이면 10일 동안 콜을 안 해주는 징계, 1년에 3회 이상 징계를 받으면 자동으로 회원 자격을 박탈하고 있다. 문의 053)745-1100.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 대구시 운행 택시 현황

현재 대구에서 운행되고 있는 택시는 1만7천여대. 개인택시가 1만126대, 법인택시가 6천970대다. 법인택시 회사 수는 100개이며 법인택시 기사 수는 7천200명. 대구에서 택시가 운행된 것은 벌써 반세기가 넘었다. 택시요금은 일반택시가 기본요금 1천800원(2㎞), 모범택시가 3천500원(3㎞)이며 거리시간을 병산해 요금을 받고 있다. 2006년 기준 택시의 수송분담률은 16%로 지하철(7.2%)의 두배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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