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은행나무

입력 2008-10-23 14:41:41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 위치한 도동서원의 수문장은 은행나무(높이 25m, 둘레 8.7m)다. 선조40년(1607년) 안동부사로 재직중이던 김굉필 선생의 외증손이며 퇴계 선생의 고제(高弟)인 한강 정구 선생이 사액 기념으로 식수한 것.

서원 앞을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굽어 보고 있으며 다른 은행나무에 비해 가지가 많이 벌어진 것이 특징이다. 동쪽 30m, 서쪽 25m, 남쪽 28m까지 가지가 뻗어 멀리서 보면 울창한 숲이 연상된다. 10여년 전 북쪽으로 난 가지가 부러지기 전 3,4일 동안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전해진다. 부러질 때 나무가지 아래서 많은 아이들이 놀고 있었는데 다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청도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유난히 많다. 이서면 대전리에는 수령 1천300년된 천연기념물 제301호 은행나무(높이 29m, 둘레 8.5m)가 있다. 수세가 왕성하고 나무둥치가 용트림하듯 감겨 올라간 모습이 웅장하다. 은행나무 유래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신라시대 마을을 지나가던 한 도사가 물을 마시려다 우물에 빠져 죽은 후 우물에서 은행나무가 자랐다는 설과 신라말경 지방행정구역 변경 때 경계수로 심었다는 설 등이 있다.

청도읍 원리의 절 적천사에도 천연기념물 제402호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있다. 높이 28m, 둘레 11m, 수령 800년으로 추정되는 암나무다. 동서로 28.8m, 남북으로 31.1m까지 뻗은 가지에는 열매가 부지기수다. 노거수로는 보기 드물게 생육상태가 양호하고 수형이 장대하다. 보조국사 지눌이 고려 명종5년(1175) 대가람으로 중건할 때 짚고 다니던 은행나무 지팡이를 심은 것이 거목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또 매전면 하평리 월촌마을 뒤 언덕에는 수령 450년의 경상북도기념물 제109호 은행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김해김씨 월촌문중 소유로 조선 중종4년(1509)에 낙안당 김세중 선생이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념물로 지정된 대부분의 은행나무가 향교의 뜰이나 마을 부근의 비옥한 토양에 심겨져 있는 것과 달리 산기슭 경사지에 심겨져 뿌리가 지상에 길게 드러나 있다. 매년 대보름날에는 마을에서 동제를 지내고 있으며 낙엽이 짧은 기간 일시에 떨어지면 풍년이 들고 10일 이상 걸리면 흉년이 든다는 전설이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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