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피플]볼링을 사랑하는 사람들 '다음볼링동호회'

입력 2008-10-23 09:22:12

헤어날 수 없는 짜릿함 "스트라이크"

아침, 저녁으로 제법 날씨가 쌀쌀해졌다. 이럴 땐 간편한 옷차림으로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실내 스포츠가 제격이다. 1980년대부터 대중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볼링은 이런 실내 스포츠를 대표하며 동호인 수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다음볼링동호회'는 볼링을 사랑하는 대구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친목 모임이다.

2001년 오프라인 모임으로 출발해 2002년부터 온라인 포털사이트카페(http://

cafe.daum.net/DAUMb

owlingculb)를 개설했고, 대개 1,2년이면 사라지는 다른 인터넷동호회와 달리 8년째 대구 동산볼링장에서 정기모임을 열고 있다.

"인터넷 카페 회원 수는 400명을 넘지만 정기모임에 꼬박꼬박 참석하는 회원들은 100명 안팎 수준입니다. 매달 둘째, 넷째 토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경기를 펼치는데 워낙 회원이 많기 때문에 볼링장 전부를 통째로 빌리죠." 모임의 회장을 맞고 있는 정상태(39)씨는 "남녀로 나눠 회원 전부가 출전하는 개인전을 펼치는데, 1~4등까지 뽑아 시상하고 있다"며 "매번 정기모임 때마다 승부욕에 불꽃이 튈 정도"라고 했다.

회원들의 볼링 사랑은 대단하다. 정기모임으로 성이 차지 않는 회원들은 정기모임이 없는 주에도 비정기모임을 만들었고, 이 정도로도 성이 차지 않은 열성 회원들은 일주일에 4,5번씩 볼링장으로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이런 까닭에 회원들은 평균 150~160점 수준의 실력을 자랑하고, 구력 10년 이상에 220점대의 '최고수'도 15명이나 된다. 정 회장은 "최고수들이 상을 독식하지 못하도록 한번 상을 타면 다음 두번은 시상권을 박탈하는 회칙까지 만들었다"고 웃었다.

그러나 볼링을 잘 쳐야만 동호회에 가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음볼링동호회는 소수 정예의 '클럽'과는 달리 초보자들을 반기기 때문이다. "볼링을 즐기는 것도 물론 좋지만 지금까지 동호회를 이어온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사람이에요. 볼링 실력은 아무래도 좋습니다. 회원들끼리 서로 배우고 가르쳐주면 되니까요."

실제 다음볼링동호회엔 초보 회원들에게 스텝에서부터 스윙까지 기본기 자세를 착실히 가르치고, 볼링 볼까지 물려주는 선배들이 넘쳐난다. 30대 직장인 회원들을 중심으로 20,40대까지 아우르는 이 동호회는 볼링 외에도 매년 한번은 꼭 봄나들이를 떠나거나 가을운동회를 열어 친목을 다지고 있다.

정회장은 "스물둘 막내부터 마흔다섯 맏형까지 볼링으로 하나가 돼 가족처럼 어울려 지낸다 "며 "대구 볼링문화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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